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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 다해 판결해도 항소 많아 화해에 힘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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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조정 전문가 구사노 요시로 교수

구사노 요시로 교수
구사노 요시로 교수

"법관 재직 당시 판결보다는 화해에 정열을 바쳐서 화해 기술의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일본에서 대표적인 조정'화해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구사노 요시로(草野芳郞) 가쿠슈인(學習院) 대학 법학부 교수가 25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대구지법의 초청으로 연찬회를 했다. 대구지법은 이날 '사법의 미래'라고 불리는 조정'화해를 활성화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

구사노 교수는 "판결을 하기 위해 법관이 됐지만 혼신의 노력을 다해 판결을 해도 항소하는 경우가 많았고,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가 드물었다"면서 "하지만 화해가 성립됐을 때 양쪽 당사자로부터 감사의 말을 듣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화해가 분쟁을 해결하는 기본수단이라고 확신했다"고 했다.

구사노 교수는 예전엔 일본에서 화해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했다. "제가 법관으로 임관할 당시 일본 법원에서는 '화해판사가 되지 마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화해를 많이 하는 법관은 '화해판사'로 불리고 삼류법관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판결의 결론이 타당하지 않은 경우에는 화해를 통해 타당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허용됐습니다."

그는 "화해를 통해 양쪽 당사자가 만족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화해야말로 민사재판의 기본적인 해결수단이고 화해가 실패한 경우를 대비해 판결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구사노 교수는 자신을 '화해파'라고 부른다고 소개했다. 그는 "화해판사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법원 전체가 화해를 더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사노 교수는 화해를 더욱 알리기 위해 '화해기술론'이라는 책을 펴냈다. 화해기술론이란 화해 기술에 관한 논의를 뜻한다. 화해는 비공개로 이뤄지기 때문에 법관들도 다른 법관들이 어떻게 화해를 진행하는지 알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그는 "모든 법관들이 각자 노력해 개발한 화해 기술을 개인의 기술로 묻어 둘 것이 아니라, 법원 전체의 공통자산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했다. 또 "일본 법조계에서도 화해에 대한 비판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화해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일본과 한국에서 조정'화해가 더욱 활성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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