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통령이 유독 영진전문대를 찾은 뜻은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을 맞아 15일 대구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유독 영진전문대학을 찾은 것은 '창의 인재 양성'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와 삼성그룹이 체결한 '창조경제 구현 협약'의 성공을 위해서는 창의 인재 육성이 필수적이다. 영진전문대는 기업 맞춤형 인재 교육의 산실이어서 창의 인재 육성엔 제격이다. 학교도 창조경제단지가 들어설 제일모직 터 인근에 위치해 있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일반 대학을 방문하면서 4년제 대학이 아닌 전문대학을 택한 것은 이례적이다. 대학의 입장에서 보면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것이 아니라 선택을 받도록 했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그만큼 영진전문대는 전문대학이면서도 웬만한 4년제 대학 못지않은 명성을 얻고 있다. 영진전문대는 지난해 3천 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전문대학 취업률 순위에서 78.9%로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이 중 700명 이상이 삼성이나 LG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취업했다. 최근 5년간 모두 3천593명을 이들 대기업이나 해외로 진출시켰다.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대학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영진전문대가 기업맞춤형 주문식 교육을 도입하고 현장 경험 위주로 교수를 채용하는 등 내실을 다진 결과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통해 언제라도 현장 투입이 가능한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면서 자연스레 취업에 탄력이 붙었다. 다른 전문대학들이 고등 교육법 개정에 따라 교명에서 '전문'을 떼어내고 '대학'을 '대학교' 로 변경하는 등 교명 변경에 신경을 쓰는 동안 영진전문대는 오히려 '전문대학'임을 강조하면서 '기업맞춤형 주문식 교육'이란 특성화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학령아동이 줄면서 다들 대학이 위기라고 이야기 한다. 특히 지방대학들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정부에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영진전문대는 대학이 정부만 쳐다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지난 8월 열린 영진전문대 수시모집 설명회엔 올해도 5천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대통령이 그냥 찾은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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