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언어, 다른 풍속, 다른 소리가 실크로드 소리길을 따라 경주에서 만났습니다. 터키에서 시작돼 우즈베키스탄, 몽골, 중국을 거쳐 한국 경주에 다다른 소리는 시공을 넘고 공명(共鳴)의 울림이 되어 우리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이스탄불 in 경주 2014'의 개'폐막식 한국 행사 예술 총감독을 맡은 표재순(78)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예술 총감독은 '이스탄불 in 경주'의 백미로 '실크로드 소리길 음악회'를 꼽았다. "이 음악회는 가슴 속에 강한 끌어당김이 일게 합니다. 한 편의 휴먼드라마이자 평화의 하모니가 아닌가 싶습니다."
표 감독은 "소리길 위에 선 나라는 한국, 중국, 몽골,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터키 등 다섯 나라"라며 "한국에서는 김덕수 사물놀이와 경북도립국악단 등이 함께 협연하며 음악으로 다리를 놓았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소리는 다름을 넘어 서로 이해하는 언어의 시작입니다. 가락과 운율에는 그 지역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래서 말과 글이 통하지 않아도 그 안에 녹아 있는 정서를 이해하기에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팔순이 가까운 나이에도 이번 대회의 성공개최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표 감독은 "각국의 소리는 저마다 특징이 있다"면서 "이번 소리길 음악회에는 각국을 대표하는 연주자들이 행사를 빛내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의 민속악기 바을라마 연주자 지한 쿠르타란을 비롯해 중국 최고의 얼후 청년연주자인 양웬나, 우즈베키스탄 깃젝크 연주자 파르호드존 가파로브, 몽골 마두금 연주자 테무진 푸레브쿠, 한국의 김덕수(사물놀이 한울림 예술감독) 등이 모두 뛰어난 전통음악의 대가다.
또 박범훈 예술감독과 김성국, 황호준, 박천지 등 한국 작곡가들이 곡을 만들었다. 그들의 소리를 우리의 음과 정서로 이해하려는 시도다. 특히 다섯 개의 연주곡 중 우즈베키스탄의 '기류'와 몽골의 '초원풍정' 두 작품은 이번 음악회에서 처음으로 관객과 만났다.
표 감독은 "이번 행사는 터키에서 한국까지 문화로 실크로드를 새롭게 개척하려는 포스트 이스탄불 프로젝트의 연장 중 하나여서 상징성 또한 매우 크다"면서 "여기에 유라시아 전통 음악가들과 보다 긴밀하게 연결해 국악과 이들의 음악을 하나로 연결하는 일에도 매진하고 있는 국내 예술감독들이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나라는 서로 이해하고 기꺼이 다가가려는 적극적인 마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터키를 넘어 언어와 관습, 인종과 지역을 넘어 소리를 사랑하는 실크로드 선상에 선 나라들을 하나로 모으고, 그 마음을 담아 갈등과 분쟁을 넘어, 인류 평화라는 명제에 실마리를 풀어 가려는 노력을 담고 있습니다. 소리는 미래를 향한 꿈이며 소리가 평화를 만듭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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