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통' '가업을 이어가는 집' 등 의성 남선옥 식육식당을 수식하는 말에서 식당의 깊이가 느껴진다. 수성구 두산동에 위치한 의성 남선옥 식육식당은 의성에 본점을 두고 있다. 안용일(44) 씨는 남선옥 본점 사장의 아들이다. 그는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서 그 맛과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남선옥 식육식당은 봉사, 기부단체 '선우회' 회원들의 단골 식당이다. 선우회는 '베푸는 친구들'이라는 뜻을 가진 모임이다. 7년 전 안동 고향 친구들이 모여 모임을 시작했다. 모임은 하나의 목표를 가져야 지속된다는 생각에 '기부'를 목표로 뒀다. 이들은 한 달에 1만원씩 모아 봉사단체에 기부하거나 필리핀에 헌 옷과 학용품을 보내기도 한다.
◆최상급 재료와 최고급 부재료
선우회는 현재 2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처음 기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모임에서 남은 돈을 모으면서부터다. 회원 박윤식(43) 씨는 "모임 술값으로 돈을 모았다가 남은 돈을 조금씩 모아 기부하기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한 달에 1만원씩을 기부 목적으로 꼬박꼬박 모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 달에 1만원이 큰돈은 아니지만 모였을 때는 큰일을 해낼 수 있는 돈이다. 올해만 해도 베트남 집짓기에 100만원을 기부했고 천주교회 탈북자 센터와 아동센터에도 정기적으로 돈을 기부하고 있다.
돈을 모으면서 모임의 친목도 돈독해지고 있다. 선우회가 모임 장소로 자주 찾는 곳은 '의성 남선옥 식육식당'이다. 선우회 대표 권용길(45) 씨는 "식당이 57년 됐다면 말 다했지 뭐"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의성에 위치한 남선옥 식육식당은 전국 3대 곰탕집으로 유명했던 식당이다. 이 남선옥이 2008년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도 문을 연 것이다.
남선옥 식당의 장점은 최상급 재료와 최고급 부재료를 쓴다는 점이다. 주요 메뉴는 한우생갈비살(120g 1만7천원)과 한우갈비살양념(120g 1만7천원)이다. 한우생갈비살과 한우갈비살양념이 투박한 그릇에 담겨 나왔지만 고기의 빛깔과 마블링이 '최고급 한우'임을 말해줬다. 맛집 전문가라고도 할 수 있는 주부 정영미(36) 씨는 "이 집 고기는 잡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며 날카로운 평가를 내렸다.
사장은 원재료인 '한우'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을 도와 한우 식당에서 일을 한 '한우 전문가'다. 내공이 쌓여 대학교를 졸업한 뒤 가업을 물려받게 되면서 안 사장은 자신이 최고급 한우를 고르는 '남다른 눈'을 가지게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같은 등급의 고기라도 더 맛있는 고기가 있어요. 마블링 정도를 보고 맛있는 고기를 가려낼 눈이 필요한데, 저는 운이 좋게도 좋은 고기를 가려낼 눈을 가졌죠"라며 뿌듯해했다.
가업을 이어간다는 데 있어 안 사장은 든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어머니, 아버지가 하시는 식당에 누가 되면 어떡하나 하는 부담감이 가장 커요. 57년 전통이라는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저의 하루하루의 큰 목표입니다."
고기를 구울 때 사용되는 부재료도 원재료만큼이나 중요하다. 의성 남선옥 입구에는 '국내산 참숯 백탄이 사용된다'는 문구가 크게 걸려 있다. 숯은 맛도 중요하지만 건강에도 영향을 마치기 때문에 중요한 부재료다. 안 사장은 자신의 음식을 먹고 손님들이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중국산에 비해 가격이 30% 이상 비싸지만 국내산 참숯을 고집하고 있다.
◆남선옥 효자 메뉴, 한우갈비살양념
의성 남선옥의 주 메뉴는 '한우갈비살양념'이다. 양념돼지고기는 있어도 한우양념고기는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남선옥에서는 한우갈비살양념을 맛볼 수 있다. 심지어 손님 70% 이상이 찾는 '효자 메뉴'다.
'양념고기'라고 해서 양념에 푹 담근 고기를 생각하면 안 된다. 남선옥 한우양념고기만의 특징은 고기 겉에 양념을 살짝 입혔다는 점이다. 박윤식 씨는 "'한우 퐁듀'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고기를 보면 알겠지만 양념 고기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살짝만 묻어 있다"고 말했다. 한우에 양념을 입히는 과정은 간단하다. 7, 8가지 재료를 간장에 담가 놓고 한 달간 숙성시킨 양념을 한우 위에 뿌려 손으로 버무리면 끝이다. 단시간에 버무렸지만 고기에는 양념이 충분히 배었다. 양념 숙성기간이 길어 양념의 깊은맛과 고기의 고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수진(39) 씨는 "양념이 살짝만 입혀져 있어, 자극적이지 않다"며 "아이들이 먹기에도 딱 좋다"고 말했다.
한우소고기양념(120g) 1만원, 한우차돌박이(120g) 1만3천원, 한우갈비살양념(120g) 1만7천원, 한우생갈비살(120g) 1만7천원, 냉면 5천원, 된장소면 4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규모: 90석
▷주차장: 주차 가능
▷문의: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36-4번지(들안로 94-1) 053)78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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