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문화누리카드 호평…연간 10만원 카드 발급하면 저소득층 문화 할인

가구당 최고 35만원 지원 지역 소극장 55% 할인도

▲문화생활은 사치라고 생각하던 황모 씨는 문화누리카드를 받으면서부터 공연 관람을 시작하게 되었다.
▲문화생활은 사치라고 생각하던 황모 씨는 문화누리카드를 받으면서부터 공연 관람을 시작하게 되었다.

올해 처음 문화누리카드를 발급받아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 황모(72) 씨는 매달 문화누리카드로 관람하는 클래식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그는 수시로 동성로 대구 주얼리타운 입구 근처에 설치된 대구공연정보센터(dgtickets)에 들른다. 이곳에서 문화누리카드를 통해 결제하면 비용 부담 없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비용 때문에 부담이 되었지만, 문화누리카드제가 시행되면서 그에게는 새로운 삶의 '활력소'가 하나 더 생겨난 셈. 황씨는 "문화누리카드로 인해 내 삶의 질이 바뀌었다. 이렇게 좋은 문화누리카드가 지역의 모든 소외이웃에게 발급되고, 혜택이 더 확대되어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되면 좋겠다"고 했다.

주5일제 전면 시행과 여가 및 쉼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문화'가 삶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작은 문화생활조차 힘겨운 이웃들이 상당수다. 이런 저소득층의 행복한 문화생활을 책임지고 더 많은 문화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 바로 '통합문화이용권사업'이다.

통합문화이용권사업은 문화예술을 향유하지 못하는 소외계층에게 문화, 여행, 스포츠 경기 관람 등이 가능한 문화누리카드를 발급해 생활 속 문화복지를 실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카드 발급이 제한되는 이들에게는 공연 관람, 버스 지원 등의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지역 문화누리카드사업 주관처인 (재)대구문화재단은 지난 6월 총 4만4천여 장의 카드 발급을 완료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지원 금액이 2배 늘어난 10만원의 가구카드가 발급되었고, 청소년 1인당 5만원 등 최고 가구당 35만원까지 지원한다. 또 결제 범위가 확대되면서 카드 이용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재)대구문화재단은 문화누리카드를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할인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10월에는 지역의 소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공연을 문화누리카드로 결제하면 최대 55%까지 할인 관람이 가능하며, 체험과 여행이 결합된 패키지 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문화누리카드를 발급받았으나 실제 생활에서 사용이 어려운 이들을 대신해서 도와주는 '결제대행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 홀몸노인, 초고령자(만 70세 이상)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10일 전까지 대구문화재단이나 가까운 주민센터로 신청하면 해피서포터즈가 직접 방문해 문화누리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장애인인 이모(48) 씨는 문화누리카드를 발급받았지만 최근 몸이 더 안 좋아져서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대구문화재단의 '결제대행 서비스' 신청 안내지를 보고 방문을 요청했더니, 며칠 후 해피서포터즈가 직접 방문해 사고 싶은 책을 함께 골라주고 인근 서점에서 구입한 책을 집까지 가져다주었다.

대구 지역의 문화누리카드 사업 집행률은 현재 68%로 전국 2위를 달리고 있다. '형식적' 복지가 아닌 '실질적' 혜택으로 소외계층에게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증거다.

2012, 2013년에는 도서 구입과 영화 관람이 문화누리카드 사용의 대다수를 차지한 반면, 올해는 숙박·철도·고속버스·여행사·테마파크 등 여행·관광 관련 사용 건수가 5.8%(8천511건)에 달하고, 문화일반과 문화체험 이용 건수도 2만3천585건에 달하는 등 이용 패턴이 갈수록 다양화하고 있다는 점도 반길 만한 대목이다.

이런 문화누리카드는 장기적으로 문화예술인들의 활동 기반을 넓히는 데도 기여를 할 전망이다. 대구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누리카드사업의 확대가 점차 지역의 문화 애호가를 늘려가 예술 창작 활동의 기반을 든든히 하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053)422-1266, 1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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