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사회/마크 엘우드 지음/원종민 옮김/처음북스 펴냄
1880년대 코카콜라가 최초의 소매 쿠폰을 제공했을 때, 소비자들은 흥분했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 쇼핑객 네 명 중 한 명은 할인된 물건만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물품 중 거의 절반은 할인가로 나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그러들지 않는 할인에 대한 추구는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관계를 완전히 망가뜨려 버렸다. 제값을 주고 사면 손해인 것 같은 세상, 소비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세일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소비자는 뭔가 손해를 보는 것 같다. 지금 물건을 사더라도 하루나 이틀 뒤면 더 큰 세일을 할 것도 같다. 이 책의 저자 마크 엘우드는 오히려 이런 시대가 소비자가 힘을 갖고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소비 3.0 시대'라고 말한다.
재미있으면서도 충분한 연구를 토대로 한 이 책에서 저자는 모든 상품이 협상 가능한 상태일 때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세밀히 살펴본다. 흥정이 필수인 이스탄불의 시장 거리에서부터 롱 아일랜드 쇼핑몰의 블랙 프라이데이, 에르메스'루이비통과 같은 글로벌 럭셔리의 정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판매자와 소비자는 끊임없이 고양이와 쥐 게임을 해야 하는 관계에 놓여 있다.
저자는 실제 할인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매우 끈질기게 조사했다. 패션계가 어떻게 할인을 이용하는지, 절대로 할인을 하지 않는 기업의 무기는 무엇인지, 그리고 할인을 둘러싼 범죄까지. 할인의 뒷이야기를 알면 알수록 소비자의 힘은 세진다는 것 또한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벌이는 고도의 흥정 시대가 되었다"며 "가격은 수시로 변동되고, 소비자는 그에 맞게 정보를 수집하고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312쪽, 1만6천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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