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많이 있는 음식점에 가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남성들에 비해 입맛이 깐깐(?)하기 때문이다. 이런 집은 반찬 가짓수도 많고 맛도 있다. 그리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메뉴가 많고 서비스도 좋은 편이다. '수강먹쇠마당'은 입맛 까다로운 여자들에게 딱 는 음식점이다.
◆웰빙 음식점
서구문화회관에서 경기민요와 장구를 배우는 수강생들은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수업이 끝난 뒤 모임을 갖는다. 그때 들르는 곳이 바로 '수강먹쇠마당'(대구 서구 평리동)이다. 장민주 강사는 "음식 맛도 있고 깔끔해 자주 온다. 건강에 좋은 재료가 듬뿍 들어간 흑향밥과 갖은 채소로 요리한 팔색효소야채쌈은 정말 맛있다. 먹고 난 뒤 속이 더부룩하지도 않아 자주 찾는다"고 했다. 장 강사는 또 "이 집 음식을 먹고 나면 괜히 행복해진다. 문연덕 사장이 맛있게도 하지만 음식을 할 때 즐겁게, 행복하게 요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문 사장은 "요리하는 것이 즐거울 뿐 아니라 재미있고 행복하다"고 했다. "내가 요리한 음식을 먹고 즐겁고 행복한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연구하고 맛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했다.
이 집 벽에는 건강과 웰빙에 대한 그림이 여기저기 붙어 있다. 음식마다 영양과 칼로리 수치와 함께 나트륨이 몸에 좋지 않다는 내용도 있다. 문 사장은 "10여 년 전 몸이 좋지 않아 나트륨을 줄이고 채소 위주의 식사를 했는데 몸이 좋아졌어요. 손님 식성을 고려해 나트륨을 줄이면서도 싱겁지 않게 요리를 하는 등 정성을 기울였더니 손님이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손님이 남긴 음식은 버리지 않고 자신이 먹는다고 했다.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버리기에 아깝잖아요."
◆흑향밥과 된장, 그리고 효소야채쌈
이 집은 서구청으로부터 웰빙 밥 특화 음식점으로 지정됐다. 밤과 대추, 검은콩, 땅콩, 차조, 검은깨, 흑미, 백미, 찹쌀 등이 들어간 '흑향밥'이 바로 그 밥이다. 밥 한 공기에 영양이 골고루 들어간 건강 영양밥이다. 문 사장은 "가마솥에서 지은 밥이라 그런지 밥은 물론 숭늉까지 다 먹고 간다"고 했다.
장 강사는 "차지면서도 고슬고슬하다. 그러나 입 안에 달라붙지 않아 먹기에도 좋다"고 했으며, 김옥희 씨는 "몸에 좋은 재료가 많이 들어간 밥 한 공기만으로도 한 끼 식사가 된다. 밥 먹은 뒤 나오는 숭늉도 구수하고 맛있다"고 했다.
밥과 함께 나오는 된장은 문 사장이 직접 메주를 쑤고 발효시킨 것이다. "무와 표고버섯, 멸치, 다시마 등 별로 들어가는 것이 없지만 재료 하나하나에 정성이 들어가면 안 맛없는 것이 없어요." 장 강사는 "주인이 직접 담가서 그런지 신뢰가 가고 또 맛도 있다"고 했으며, 한명순 씨는 "몇 가지 재료와 된장만 넣고 끓였는데도 맛이 깊다. 구수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어머니가 해주던 그 맛입니다."
반찬 가짓수는 찐 단호박에 아몬드를 얹은 것 외에는 여느 음식점과 비슷하다. 무청장아찌를 비롯해 총각무'마늘'취나물'오이 장아찌 등이 눈에 띈다. 모두 저염식으로 담갔다. 문 사장은 "식초가 들어가면 혀가 착각을 일으켜 싱겁지 않게 느껴져요. 요즘 나트륨 줄이기 캠페인이 벌어지는데 저희 음식점은 저염식으로 음식을 만듭니다. 소금도 간수와 불순물을 빼기 위해 3년 이상 두었다가 사용한다"고 했다. 김옥희 씨는 "이 집 장아찌는 그리 짜지 않아요. 그런데도 맛있어요. 사장이 요리를 잘하는 것 같아요."
이 집에 가면 고기보다 더 찾는 메뉴가 하나 있다. 파프리카(빨강, 노랑, 주황)와 오이, 적양배추, 당근, 비트무, 깻잎, 어묵 등 10여 가지 채소가 들어간 '팔색효소야채쌈'이다. 특별소스를 뿌려 비벼 먹는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아 금방 접시를 비운다. 문 사장은 "구하기는 쉬우나 가정에서 해먹기 힘든 요리를 시도해 봤는데 반응이 좋아요. 일단 비주얼이 되잖아요. 영양도 골고루 들어 있어 찾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장 강사는 "색깔이 정말 예쁘다. 생으로 먹어도 맛있는 채소를 특별한 소스에 버무려 먹으니 더 맛있다. 특히 파프리카는 색깔별로 효능도 달라 한꺼번에 여러 가지 채소를 먹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김옥희 씨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김에 싸서 먹으니 김 특유의 맛이 어우러져 자꾸 젓가락이 간다"고 했다.
◆정성으로 요리
문 사장은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요리한다"고 했다. 당연히 재료에 대해 욕심이 많고 까다롭게 고른다. 화학조미료 대신 천연조미료를 만들어 사용하는 등 몸에 좋지 않은 양념은 넣지 않는다. "제가 만든 음식 드시고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흑향밥 8천원, 연밥 8천원, 돼지연잎수육 2만원(대), 팔색효소야채쌈 2만원(대).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30분
▷규모: 50여 명
▷주차:100m 거리 제일 주차장 이용
▷문의: 대구광역시 서구 평리1동 811, 053)553-1999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weekl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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