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소설 서재필

소설 서재필/ 고승철 지음/ 나남 펴냄

언론인이자 소설가인 고승철이 쓴 풍운아 서재필의 치열했던 삶에 대한 책이다. 1864년 동복(지금의 보성) 군수 서광언의 아들로 태어난 서재필은 외숙 김성근의 집에 기숙하면서 청년 개화파 지식인들과 자연스레 만나며 개화사상을 접하고, 일본 토야마군사학교에서 한국인 최초로 서양식 군사교육을 받는다. 귀국 후 갑신정변을 일으켰고, 미국으로 망명한 후 콜롬비안대학교(현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한국인 최초로 의학사를 받았다. 1895년 다시 조선으로 돌아온 서재필은 1896년 4월 7일, 최초의 한글신문〈독립신문>을 창간했다. 이후 독립협회, 독립문 준공, 만민공동회 등으로 개화운동에 힘쓰다가, 다시 미국으로 쫓기듯 돌아갔다. 그가 다시 조국 땅을 밟은 것은 1947년, 그의 나이 83세 때였다. 하지만 다음해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는 감격을 지켜본 후 다시 미국으로 망명해 이국땅에서 생을 마친다.

서재필 그의 생애를 깊이 캐면 웅대한 스케일의 TV 대하드라마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다. 그는 쿠데타(갑신정변) 주역, 무인(武人), 연설가, 독립투사, 체육인, 기업인, 의학자, 문필가로 살았다. 일생에서 한 사람이 이렇게 다역(多役)을 맡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기에 충분하다. 그가 가진 '한국인 최초' 타이틀만도 수두룩하다.

탄생 150주년을 맞는 지금, 격동적인 삶을 문학으로써 재조명하여, 지식인 서재필이 '세 번의 망명'이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근현대사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 고승철은 장편소설 《개마고원》과 《은빛 까마귀》를 출간했고, 중편소설 〈로빈훗〉을 발표했다. 경향신문 파리특파원, 한국경제신문 산업2부장, 동아일보 경제부장 및 출판국장 등을 지냈다.

450쪽, 1만3천800원.

이동관 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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