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지은 집/아티프 미안'아미르 수피 지음/박기영 옮김/열린책들 펴냄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미국에서는 8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400만 채 이상의 주택이 압류됐다. 그리고 2000년부터 2007년 사이 미국의 가계 부채는 두 배로 껑충 뛰어 14조달러까지 급증했다. 이는 우연의 일치일까? 저자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분명한 증거를 바탕으로 대공황과 대침체, 나아가 현재 유럽의 경제 위기까지도 엄청난 규모로 늘어난 가계 부채가 소비 지출의 급락을 초래하며 일어난 일임을 실증적인 데이터를 통해 증명해 보인다.
그동안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등 금융 시스템을 마비시킨 은행 위기가 대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어 왔지만 저자들은 실제 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두고 이러한 통설에 반박한다. 저자들은 정부 정책이 지나치게 은행과 채권자의 이해를 보호하는 데만 치우쳐 있다고 비판하면서, 근본적인 문제는 과도한 부채에 있다고 진단했다. 저자들은 구제 금융을 통해 금융 시장의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려는 정책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본다.
과도하게 누적된 가계 부채는 주로 한계 소비 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주택 압류를 불러오고, 이는 소비 지출의 급감, 즉 총수요의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생산의 감소와 대규모 실업을 일으키는 연쇄작용을 통해 장기 불황을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언뜻 과다한 가계부채의 문제는 결국 한 경제 내의 구성원 모두가 피해자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금융계의 채무 계약이 돈을 빌려준 대부자도 위험과 책임의 일부를 나누어 가지는 주식의 형태에 보다 가까워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320쪽, 1만5천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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