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지음/남경태 옮김/웅진지식하우스 펴냄

현대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하루를 보낸다. 태어나 걸음마를 시작하고, 학교에 들어가 첫 시험을 치른다. 시간은 흘러 첫사랑에 빠지고, 운전면허를 따고, 취직을 하며, 짝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다.

운명은 다르지만 우리들이 거치는 인생 경로는 대체로 위와 같다. 하지만 인생 경로가 비슷한데도 어떤 사람은 삶에서 충만함을 누리는 반면 어떤 사람은 후회와 괴로움에 시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경로를 거치는데도 인생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인생의 경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인생에 대한 해석도 달라진다. 인생의 가치는 자신이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데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거쳐야 하는 순간 20가지를 '통과의례'라는 '철학적 순간'으로 풀어냈다. 이 책이 '철학적인 순간'이라고 꼽는 것은 학교, 자전거 타기, 첫키스, 취직 등 일상적인 주제들이다. 저자는 이런 일상적 경험들이야말로 '극히 모호한 순간'이라고 말한다. 이런 순간들은 스스로 경험하더라도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고 넘어가기 일쑤다. 왜냐하면 이 순간들이 겉으로는 평범해보여도 닥쳤을 때에는 감당해내는 것만도 급급해 한 발자국 떨어져서 생각해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겪었어도 모호한 순간으로 남는다. 가깝지만 멀기도 한 이 통과의례들은 '삶의 이정표'라고 부르기에 충분한 경험들이다. 이 순간들을 겪고 나면 인생은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 책은 인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지 생각하게 해준다. 인생의 통과의례에 자기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성장의 계기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인생은 자기소개서보다 깊은 '자서전'의 모습으로 풀려나오게 된다. 312쪽, 1만3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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