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개최된 제49회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지난달 13일 마무리되었다. 전국 17개 시'도 48개 종목에 1천844명이 참여한 이번 대회에서 경상북도는 금 5, 은 10, 동 8, 우수 12개를 기록하여 경기도, 서울시, 대구시에 이어 종합 4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었다. 작년 대회에서 7위를 기록했던 경상북도 선수단의 이번 성과에 다른 시'도와 고용노동부,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한 한복 직종의 김지현 선수는 대회 최고 영예인 대통령상을 받으면서 경북도민들의 자긍심을 더욱 높여주었다. 30대 후반에야 한복 직종에 입문한 그녀가 남들보다 짧은 기간에 전국 최고의 기술인으로 인정받으면서 경북지역 기술역량의 우수성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하게 되었다. 김지현 선수는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고 한복 기능인들을 직접 찾아가 기술을 배우는 노력 끝에 대통령상과 한복 직종 금메달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김 씨는 한복의 매력으로 기계로는 따라할 수 없는 '바느질'을 꼽았다. 김 씨는 바느질 실력을 익히기 위해 지역 한복 기능인들을 찾아다녔다. 경상북도 숙련기술인협회에 가입해 한복 관련 지역 기능인들로부터 기술을 배웠다고 한다. 얼마나 대단한 경북의 기능인 정신인가? 또한 경북 지역 특성화고도 각 분야에서 저력을 발휘하며 경북선수단의 종합 4위를 견인하였다.
경상북도가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거둔 이러한 성과는 선수 개개인이 각 분야의 최고가 되겠다는 열정과 노력 그리고 선수들을 물심양면으로 지도해준 지도교사와 특성화 고교, 그리고 경북도청 및 경북교육청 등 유관기관들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제는 이러한 기술인재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공식적인 대회를 통해 기술 역량을 인정받은 입상자들은 해당 기술 분야의 최고 인적자원이다. 기업에서 이들을 채용하면 기술개발과 기술전수를 통해 제품 개발과 품질 향상, 그리고 생산력 증대 등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도 지역 채용기업의 소극적인 대우로 인해 대학에 진학하거나 근로조건이 유리한 다른 지역으로 취업하는 등 인재가 유출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LG전자 등 대기업들은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매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들을 앞다투어 채용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이미 기업 내 숙련 기술자들의 영향력과 필요성을 인식한 결과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입상자 채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2008년부터 6년째 삼성기능경기대회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은 2009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 행사에서 "우리나라는 역시 제조업이고, 제조업의 힘은 현장이며, 현장의 경쟁력은 기능 인력에서 나온다"고 기술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처럼 소중한 기술인력들을 통해 우리 경북지역의 산업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관내 기업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수한 기술인력들이 제대로 대우받으며 그들이 보유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자체 등의 정책지원과 경제단체 등 유관기관들의 경제적인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도민들의 기술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기술인들이 우대받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여 우리 지역 우수 기술인들이 지속적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모든 관련기관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번 제49회 전국기능경기대회 1, 2위 입상자에게는 내년 8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제43회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그들이 우리 경북도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함께 경상북도의 기술 역량을 전 세계에 펼치게 되기를 기원한다.
엄홍석/한국산업인력공단·경북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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