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 책!] 경상도 '지역 감정' 다룬 만화

메이드 인 경상도/ 김수박 지음/ 창비 펴냄

'내가 살던 용산'에서 용산 철거민들을, '사람 냄새'에서 반도체 공장 백혈병 노동자들을 이야기하며 사람에 대한 특유의 페이소스(pathos, 동정과 연민의 감정)를 표현했던 만화가 김수박의 새 책이다. 2012년 8월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80년대 이후 대구경북의 역사와 그 바탕에 깔린 사람들의 관념이 어디서 비롯됐고, 또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이야기할 것"이라고 예고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책은 '지역감정'을 다룬다. 감정을 싹 틔운 주체이기도, 감정을 조장당한 객체이기도 한 경상도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1974년 대구에서 태어난 저자가 1980년대 유년기를 보내며 바라본 경상도는 '먹고사니즘'의 현장이었다. 정권의 특혜로 다른 지역보다 빨리 발전했고, 이때의 특혜는 자연스레 다른 지역에 대한 차별과 외면의 의식을 낳았다. 이를테면 만화 속 주인공 '갑효'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몇 년 뒤에야 알게 된다. 당시 어른들은 먹고사느라 다른 지역이 겪은 역사의 아픔에 시큰둥하거나 무감각했다.

저자는 지역감정을 부인도, 과장도 하지 않는다. 다만 시대의 풍경을 통해 반목의 뿌리를 드러낸다. '미생'의 만화가 윤태호는 "시대적 향기가 진하게 밴 자전적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통과한 아픔을 다루기에 위로가 되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236쪽, 1만2천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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