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한민국 농업의 중심 상주] <상>전국 최고 농업 타이틀 보유

억대농가·농기계 보급률 전국 1위…농업생산 1조시대 '활짝'

상주 화북면 아로니아 작목반 회장이 수확한 아로니아를 들어 보이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주 화북면 아로니아 작목반 회장이 수확한 아로니아를 들어 보이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주외서농협 배 수출단지를 방문한 이정백 시장이 선과작업장을 둘러보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주외서농협 배 수출단지를 방문한 이정백 시장이 선과작업장을 둘러보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주시는 귀농
상주시는 귀농'귀촌 희망자들에게 '황토 구들흙집' 짓는 요령 등 전원주택 짓기 체험교실도 개최해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주의 농업기반은 전국 최고다. '전국 최대 생산량' '억대 농가' '정부 및 전문기관 평가 1위' 등 농업 분야에서 상주만큼 '1등 타이틀'을 많이 가진 도시는 국내에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상주 농업의 하드웨어가 탄탄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소프트웨어'라는 날개만 달면 상주 농업의 미래는 물론 경북 농업의 미래까지 밝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청과 함께 이전할 경북도농업기술원 이전 후보지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주 농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전문가들의 제언과 함께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옛날부터 상주는 농업 수도였다

상주는 삼한시대부터 낙동강 농경문화의 중심으로 낙동강 최대 곡창지대였다. 국내 최고의 구석기 문화유적에서 탄화미가 발견됐고, 삼한시대 3대 저수지인 공검지도 상주에 있다. 고려 때는 경상도를 관할하는 절도사가 있었고, 조선 태조 원년부터 지금의 도청 격인 경상감영이 200년간 자리 잡았다. 삼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1천500년 이상이나 농업의 중심지였다.

상주지역의 농사 방식을 정리한 '위빈명농기'는 국가농사 격인 '농가집성' 편찬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도 했다. 또 연밥 따는 노래, 상주민요, 모내기 노래, 농사를 주제로 한 갖가지 전설과 설화, 농악 등 농업 관련 유'무형문화재가 산재한 고장 역시 상주다.

최근에는 하늘 아래 첫 감나무가 DNA분석을 통해 750년 수령을 검증받았고, 전국 최초의 잠령비(죽은 누에의 영혼을 달래는 비)에서 매년 잠령제를 지내고 있다.

남대현 상주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삼백(三白: 쌀'누에'곶감)의 고장으로 이름난 것만 봐도 상주가 삼한 이래 지금까지 농업의 중심지였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인구 10만3천여 명의 상주 농가인구(4만2천130명)와 농가수(1만7천839호)는 전국 2위이며 경지면적은 2만6천480㏊로 경북 1위, 전국 5위에 해당한다.

넓은 들과 풍부한 수자원, 영농에 적합한 기후 등 최고의 농업 조건을 갖춘 상주는 2시간 이내에 전국 어디와도 연결되는 사통팔달의 교통망도 갖추고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청원 구간, 상주~영천 민자 고속도로,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개통됐거나 개통을 기다리고 있다. 고속도로망을 통해 경북도 내는 1시간, 수도권은 1시간 3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최근 2년간 2천여 명 귀농하다

상주는 농업 관련 소득도 전국 최고다. 2013년 농업 총생산액이 1조637억원으로 농업 생산액 1조원 시대를 활짝 열었다. 농작물마다 전국 최고 타이틀이 수두룩하다.

상주곶감은 1천808억원의 소득으로 전국 곶감 유통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생산량 역시 단연 전국 1위다. 상주 시설오이는 430억원, 양봉은 104억원, 육계는 353억원의 생산으로 역시 전국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상주 오이는 전국의 동절기 오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고, 백다다기 오이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상주 명실상감한우(1천82억원)는 전국 2위, 상주쌀(1천319억원), 상주배(410억원)는 경북 1위를 차지하며, 농기계 보급 대수도 4만 대를 넘어 전국 1위 타이틀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상주의 전국 최고 농업기반은 2010년 '경북 지역 억대 농가 20%(1천508호) 배출'과 최근 2년간 2천여 명 귀농(전국 1위)이라는 결과로 입증되고 있다.

외부평가에서도 상주는 선두권을 놓친 적이 없다. 2010년 농촌진흥청장으로부터 우수농업기술센터 최우수상을 받았고, 대통령으로부터 농촌활력증진사업 추진 실적 최우수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2011'2012년 경상북도 최우수 농정시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경쟁력 종합지표 평가에서 전국 156개 시'군 중 2위에 올랐다.

◆뽕나무 열매 오디로 새 브랜드 만들다

조만간 상주의 전국 1등 농산물 브랜드에 '새 식구'가 들어올 전망이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 그리고 포도, 아로니아가 그 주인공이다. 경북을 대표하던 상주의 양잠산업이 누에고치에서 동충하초와 누에 가루 중심으로 변화한 데 이어 뽕나무 열매인 오디를 가공한 식품 원료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달콤하고 건강에 좋은 오디의 이점을 바탕으로 '오디청'과 '뽕팡' 등 가공제품을 내놓으면서 생오디 판매 농가에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주시는 2010년부터 상주 단미로하스영농법인, 오디영농법인, 오디작목반 등을 주축으로 120여 농가에 52.3㏊의 오디 생산기반을 조성했다. 가공식품 개발도 활발하다. 영농법인 상주호호줌마스에서 생산하는 건강식품인 '뽕팡'이 대표적. 뽕나무의 '뽕'과 프랑스어로 빵이라는 뜻인 '팡'을 합친 브랜드로 순수 우리밀에 오디'오디효소 등을 듬뿍 넣은 웰빙과자다.

김영미(48)'김미소(48) 상주호호줌마스 공동대표는 "파운드케이크와 머핀, 쌀과 오디로 만든 수제 쿠키 등이 대표 상품"이라며 "베이킹파우더와 화학첨가제 등을 전혀 넣지 않고 몸에 좋은 오디를 듬뿍 넣은 점이 특징"이라고 했다. 뽕팡은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각지의 택배 주문이 늘고 있고, 함창명주테마파크에 개설한 전문매장에도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오디청은 뽕팡과 함께 상주 오디산업의 쌍두마차. 상주농업기술센터와 단미로하스영농법인은 물에 희석해 마시는 오디청을 개발했다. '청년의 꿈'이라는 브랜드의 오디청은 변비'숙취 해결 및 다이어트'아토피 등에 도움을 주는 건강보조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향토자원화사업으로 지원받은 25억원으로 건립한 단미로하스공장은 지난해 해외 수출길이 열리면서 매출 50억원을 넘어서는 등 차세대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늦둥이 포도와 왕의 열매 아로니아

2013년 말 기준 1천억원의 농가소득을 안겨준 효자 품목인 포도도 상주의 '보물'이다. 전국 생산량의 13.2%를 차지하며 전국 4위 규모지만 거래 가격은 단연 1등이다.

상주시 모동'모서면 등 중화지역에서 나오는 모동명산'백화명산 등의 준고랭지 포도는 수도권 청과시장에서 최고가로 거래되고 있다. 상주의 준고랭지 포도는 높은 당도와 깊은 향이 절정에 이를 때까지 충분히 완숙, 생산되기 때문에 '늦둥이 포도'라고 불린다.

해발 250~330m에서 생산되며 모두 봉지를 씌우고 비가림 시설에서 재배한 친환경포도다. 20여 년간 전국 청과시장 등에서 명품 대우를 받으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품질인증은 물론 백화명산, 모동명산, 팔음산포도는 2000년 특허청에 상표등록까지 한 귀하신 몸들이다. '상주 포도'라는 브랜드로 미국'홍콩'인도네시아 등지로 해마다 판로를 넓히고 있다.

현존 과일 중 가장 높은 영양성분으로 유럽에서 '왕의 열매'로 불리는 '아로니아'(블랙초코베리)도 상주 화북면 아로니아 작목반 32농가 9㏊ 재배단지에서 지난해부터 25t씩 수확되고 있다. 공인된 분석자료에 따르면 아로니아에는 눈에 좋은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이 블루베리의 5배, 복분자의 20배, 포도의 60배나 더 들어 있다. 고랭지 작목반원 전원이 유기농 인증을 받는 등 상주의 아로니아 친환경 재배기술은 전국 최고로 평가받는다.

작목반 김태구(65) 회장은 "아로니아는 가뭄과 추위에 강해 재배가 쉬운 편이다. 시력 보호와 건강을 생각하는 분위기 덕분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정백 상주시장은 "상주는 전국 1위와 경북 1위 타이틀을 가진 농산품이 14개나 된다. 포도'오디'아로니아 등 전국 최고 품질과 생산량을 갖춘 농산물도 적잖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농업 중심 도시로 우뚝 서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했다.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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