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릉도 출발 여객선 '오전 출항' 중단

포항~울릉 항로 우리누리호 출항 한달 만에 운항시간 변경

포항~울릉 항로를 오가는 우리누리호가 취항 1개월여 만에 운항시간을 변경, 울릉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포항여객선터미널에 정박 중인 우리누리호 모습. 태성해운 제공
포항~울릉 항로를 오가는 우리누리호가 취항 1개월여 만에 운항시간을 변경, 울릉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포항여객선터미널에 정박 중인 우리누리호 모습. 태성해운 제공

포항~울릉 항로를 오가는 우리누리호가 취항 1개월여 만에 운항시간을 변경, 울릉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은 20일 우리누리호를 운항하는 태성해운의 내항정기여객운송 사업계획 변경인가 신청을 승인했다. 운항시간 변경이 주요 내용이다.

지난달 1일 취항한 우리누리호는 울릉도를 정박지로 해 오전 10시 울릉도를 출발, 오후 1시30분 포항 도착, 오후 3시30분 포항을 출발해 되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변경된 태성해운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우리누리호는 성수기인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동안 오전 10시50분 포항 출발, 오후 3시40분 울릉도를 출발하는 일정으로 바뀐다.

같은 항로를 운항하는 또 다른 여객선인 썬플라워호의 운항시간은 오전 9시50분 포항 출발, 오후 3시30분 울릉 출발이다. 이 항로의 여객선 2척이 모두 비슷한 시간대에 운항하게 되는 셈이다.

우리누리호가 취항하기 전 울릉도 주민들은 오전에 출항하는 배가 없어 큰 불편을 겪어왔다. 포항'대구 등지의 병원을 갈 경우 오후에 배를 타고 나오면 오후 7시가 돼야 포항에 도착, 하루를 자고 다음날 진료를 받고 울릉도로 돌아가야 하지만 오후엔 포항에서 배편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또다시 하루를 육지에서 묵어야 했다.

이 때문에 울릉군 주민들은 오전에 울릉도에서 출항하는 우리누리호의 취항을 반겼다. 육지에 나가 간단한 병원 진료를 받는데도 2박3일이 걸렸던 불편이, 우리누리호 취항으로 짧게는 하루로 줄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우리누리호 운항시간 변경 소식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여객선이 모두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방향으로 운항하면 주민이나 관광객의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태성해운의 사업계획 변경인가 신청을 승인한 포항항만청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한 주민은 "여객선 운항 일정이 섬 주민의 편의를 무시한 채 짜여지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포항항만청은 태성해운이 지난달 11일 사업계획 변경인가 신청을 한 이후 울릉군에 공문을 보내 의견을 물었다. 내항해운에 관한 업무지침 4조에 따라 관련 사항을 사전에 협의하도록 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울릉군은 지난달 19일 "당초 인가대로 좀 더 운항을 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추후 운항시간 변경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울릉 주민들이 여객선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해 달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항만청은 울릉군의 의견은 무시한 채 다음날 바로 태성해운의 사업계획 변경인가 신청을 승인했다.

다수의 해운업계 관계자도 항만청 승인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누리호의 운항시간 변경처럼 기항지와 종착지가 바뀌는 것은 단순한 시간변경이라기보다는 새로운 면허발급에 가깝다"며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공평식 포항지방해양항만청장은 "항만청이 여객선 운항일정을 강제할 수는 없다. 여객선사의 사업계획 변경인가 신청에 대한 문제점이 없으면 승인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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