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아트홀 개관 20주년 기념 예전연극열전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 '산불'이 17일(수)부터 28일(일)까지 예전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산불은 고(故) 차범석 극작 연출가가 만든 한국 사실주의 연극 명작이다. 1962년 서울 명동 국립극장에서 첫 공연을 가진 이후 꾸준히 재해석되고 있다. 이 작품의 배경은 한국전쟁 직후 소백산맥의 한 두메산골 마을이다.
전쟁 때문에 대부분 남자들이 죽거나 끌려가고 여인네들만 남은 곳이다. 점례는 빨치산 무리에서 탈출해 숨어들어온 규복을 마을 대밭에 숨겨준다. 둘은 은밀한 만남을 가지며 육체적 관계를 맺기에 이른다. 둘의 관계를 눈치 챈 사월은 비밀을 지켜주는 대가로 규복을 만나게 해 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월의 임신 소식이 알려지자 마을 여자들의 의구심은 커져만 간다. 이때 빨치산을 토벌하기 위해 마을의 대밭을 불태우려 하는 국군이 등장한다. 결국 붉게 타오르는 대밭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는 규복, 사월은 절망감을 이기지 못해 음독자살을 한다.
점례와 사월, 두 여인의 욕망은 전쟁이라는 비극적 상황과 이데올로기의 혼란 속에서 억압된다. 그 깊은 성찰이 무대 위에서 객석으로 전해진다. 점례 역에 권민희·서현성, 사월 역에 김규미'이은주, 규복 역에 윤상혁이 출연한다. 극단 예전과 꾸준히 교류하고 있는 일본 극단 '기죠후케' 소속 배우 마나츠 우에마츠는 정임 역으로 특별출연한다. 연출은 김태석 극단 예전 대표, 예술감독은 김종석이 맡았다.
예전아트홀은 앞서 예전연극열전 1탄 작품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내 이름은 조센삐'를 3월에, 2탄 작품으로 알베르 카뮈 원작 '정의의 사람들'을 6월에, 3탄 작품으로 반전(反戰)의 의미를 담은 '오장군의 발톱'을 9~10월에 각각 공연했다. 전석 3만원.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4·7시. 월요일은 공연을 쉰다. 053)424-9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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