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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맛 본 멧돼지, 먹이활동 않고 농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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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야생동물 먹이주기 산간 농민들 피해 하소연

겨울철 산악지대 야생동물 먹이주기에 대해 산간에 살거나 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민가와 농경지 침입을 부추겨 오히려 피해를 키운다며 반발하고 있다.

칠곡군은 이달 9일 지천면 오산리 주변 임야를 중심으로 겨울철 야생동물 먹이주기를 했다. 군은 이날 헬기를 이용해 고구마 600㎏을 공중 투하했다. 칠곡군 관계자는 "겨울철이 되면 꽁꽁 언 땅과 쌓인 눈으로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구하기 어렵고, 굶주려 죽는 경우가 허다해 이번 먹이주기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과 인근 산간지역 주민들은 일회성에 그치는 야생동물 먹이주기 행사 탓에 피해만 더 커진다며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지천면 오산리에 사는 A(68) 씨는 "야생동물의 경우 고구마 등 곡식에 입맛을 들이게 되면 스스로 먹이활동을 하지 않고 농경지나 민가를 찾는 특성이 있다"며 "따라서 먹이주기가 겨우내 계속되지 않는다면 고구마 맛을 본 멧돼지는 십중팔구 농경지나 민가에 내려와 피해를 줄 것"이라고 했다.

인근 지천면 영오리 B(70) 씨는 "일부 환경 및 시민단체들이 행사성으로 겨울철 야생조수 먹이주기를 연례적으로 하는데 그로 인한 피해는 산간에 사는 우리가 고스란히 보고 있다"며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고 야생동물에 대한 측은지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들이 입는 피해와 고충도 알아달라"고 토로했다.

야생동물 전문가들도 먹이주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겨울철 먹이활동이 어려우면 떼죽음의 원인이 되거나 위기종이 멸종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찬성론과 야생성을 잃어 스스로 먹이활동을 하지 않거나 사람들에게 기댈 빌미를 줘 자생력을 떨어뜨린다는 반대론이 맞서고 있다. (사)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칠곡군지부 박윤규 지부장은 "야생동물의 먹이주기는 주변 민가와 농경지의 피해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뒤 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칠곡 이영욱 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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