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5 전문대 특집…"2년 배우고 대기업·공무원 높은 벽 뚫었죠"

취업 성공 선배·취업 강한 학과 비결

졸업생 전원이 취업을 확정한 대경대 자동차딜러과는 현장 실습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경산1대는 복지
졸업생 전원이 취업을 확정한 대경대 자동차딜러과는 현장 실습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싱가포르 특급호텔에 취업한 수성대학교 호텔관광계열 학생들이 격려차 현지를 방문한 최영휴 교수와 현지 클라크케이호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산1대는 복지'보건 계열 특성화를 통해 취업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방사선과 실습 장면.
지난달 싱가포르 특급호텔에 취업한 수성대학교 호텔관광계열 학생들이 격려차 현지를 방문한 최영휴 교수와 현지 클라크케이호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실업의 시대', 전문대학의 인기가 갈수록 치솟고 있다. 전국 137개 전문대학이 19일부터 2015학년도 정시모집에 들어가면서 수험생들의 관심이 다시 전문대로 쏠리고 있다.

전문대는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과 맞춤형 교육과정을 통해 높은 취업률을 이끌어 낸다. 전문대학생들은 대기업뿐 아니라 간호'보건직, 공무원, 소방관, 요리사, 자동차딜러 등 다양한 직종에 진출하고 있다. 취업에 성공한 전문대학생들과 취업에 강한 학과를 찾아 그 비결을 들었다.

◆대기업 입사 스토리

▷영진전문대 입도선매반 1기 김은지(21) 씨=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삼성전자에 조기 취업했다. 입도선매반은 영진전문대가 한국 최고의 기술명장, 월드베스트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개설했다. 김 씨는 "입학 전 4년제와 영진 입도선매반을 두고 고민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지난 여름방학 한 달간 인턴을 마치고 8월 말 최종 합격을 통보받는 김 씨는 현재 삼성전사 무선사업부에 근무하고 있다. 대기업 취업을 원하는 후배들에게 김 씨는 "한 가지라도 특별하게 잘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전문 자격증을 1개 이상 취득하고, 토익 등 영어시험을 봐 두면 취업의 길이 열린다"고 조언했다.

▷영남이공대 기계계열 졸업 김승규 (24) 씨=2014년 2월 24일 졸업과 동시에 청주 SK하이닉스로 출근했다. 김 씨는 SMSCP 자격증 취득과 함께 취업의 문을 열었다. SMSCP는 영남이공대학교와 독일 지멘스사가 협약을 통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 김 씨는 학교에서 지원하는 수준별 외국어 프로그램을 통해 토익 점수까지 올렸고,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으로 호주를 다녀오면서 자신감을 더욱 높였다.

김 씨는 "2학년 겨울방학 중 기업체 인사담당자 10명으로 구성된 모의 면접관들과 함께한 1박 2일 취업캠프는 입사 면접시험에 결정적 도움을 줬다"며 "대학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취업에 성공했다"고 했다.

▷구미대 컴퓨터정보전자과 2학년 김태동(22) 씨=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지난 8월부터 LIG넥스원에 근무하고 있다. 3개월의 수습과정을 거쳐 정식 직원이 된 김 씨는 "남들이 진학으로 고민할 때 오로지 안정적인 직장에 먼저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구미대 취업률이 전국 1등이고 구미지역이 대기업과 산업체들이 많아 망설이지 않고 입학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전자와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 적성을 살린 학과를 선택했고 학업에도 충실했다. 학업 중 줄곧 전면 장학생을 유지하며 자격증도 10개 이상 취득했다. 그 결과가 손쉬운 취업으로 이어졌다.

김 씨는 "막연히 4년제 대학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고 전문대에서 학업에 전념하면 대기업 등 다양한 직장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말했다.

▷가톨릭상지대 철도전기과 김동현 씨=지난달 삼성전자에 최종 합격했다. 학교 취업지원센터에서 자기소개서 쓰는 법을 배워 서류전형에 합격했고, 취업지원센터가 제공한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자료집을 통해 2차 면접을 통과했다. 취업지원센터에서 매일 1분 자기소개를 연습하며 말의 속도, 자세, 태도 등을 일일이 점검했다. 또 모의 실전면접을 통해 자신감을 키웠다.

김 씨는 "취업지원센터의 원스톱 지원이 최종 합격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입사 후에도 현재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 성실하게 노력하고, 자기계발을 꾸준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문 직업인의 꿈

▷계명문화대 식품영양조리학부 김승엽 씨='2014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금상, 제11회 대한민국향토식문화대전 금상, 2014 제11회 서울국제푸드앤테이블웨어박람회 금상….'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화려한 수상 이력을 바탕으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의 요리사가 됐다. 현재 베이커리 부서에서 행사용 케이크와 디저트를 담당하고 있다.

김 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요리사의 꿈을 키웠다. 그래서 조리 전공을 선택했다. 계명문화대학교 입학 이후 장상준 지도교수의 도움으로 그랜드하얏트호텔 실습을 나갔고, 정식채용으로 이어졌다.

김 씨는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다. 호텔에서 몇 년간 경험을 쌓은 후 스위스 '레로시호텔조리학교'에 입학하는 게 다음 목표다. 현지인들의 언어와 생활, 입맛을 경험해 더 나은 요리를 만들고 싶단다.

▷대경대 자동차딜러과=내년 2월 졸업예정자 25명 전원이 수입자동차 업체 취업을 확정했다. 부산 수입차 매장에 입사한 손하늘(23) 씨는 "4년제 경제학과에 합격했지만 자동차 딜러의 꿈을 좇아 대경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자동차딜러과의 취업 비결은 '산-학 일체형 교육'이다. 2년 과정 중 1년은 캠퍼스에서, 1년은 현장 산업체에서 교육한다. 이노준(23) 씨는 "산학 일체형 교육을 통해 서울 강남 수입자동차 업체에 취업했다"며 "대학에서 배운 것과 현장 환경이 다르지 않다"고 했다.

대경대는 지난 2009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딜러과를 개설했다. 2011년부터 졸업자를 배출하기 시작했고, 60여 명의 동문이 전원 취업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6개 수입자동차 업체와 산학협력을 체결하고, 수입자동차 이름을 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김송병 교수(자동차딜러과 학과장)는 "학생들은 입학 전부터 자동차 딜러로서의 직업에 대한 선택목표가 뚜렷하다. 철저한 현장중심 교육이 높은 취업률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산1대 복지'보건 계열 특성화=초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노인보건복지과를 운영하고 있다. 실버케어산업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현장경력 10년 이상의 전문 교수진이 취업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간호학과, 물리치료과, 방사선과 역시 경산1대의 인기 학과이다. 간호학과 학생들은 병원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환경기초간호학실습실, 기본간호학실습실, 시뮬레이션실습실 등에서 현장의 위기 사항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교육을 받고 있다. 졸업 후 서울, 경기, 대구, 경북 등 전국 대학병원과 지역사회의 보건소 및 학교, 병원 등에 진출하고 있다.

2013학년도부터 개설'운영하고 있는 물리치료과는 온열치료, 전기치료, 광선치료, 교정 운동 및 재활훈련에 숙달한 물리치료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또 방사선과는 일반 방사선 검사를 비롯해 투시조영 검사, CT 검사, MRI 검사 기기 등 최첨단 실습 장비를 갖추고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높이고 있다.

▷수성대 호텔관광계열=지난 8월 '싱가포르 특급호텔 근무자 양성 취업연수 과정'으로 선발돼 싱가포르 현지로 떠난 수성대 호텔관광계열 학생 8명은 지난달 현지 특급호텔에 모두 취업해 '호텔리어'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 연수과정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취업연수사업(K-Move)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대학의 지원이 더해져 학생 부담을 훨씬 덜 수 있었다.

이들 학생 가운데 상당수는 1학년 때 대학 자체에서 실시하는 필리핀 어학연수를 다녀온 것은 물론 취업을 위한 '셀프 리더십 프로그램' 등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싱가포르 만다린 오리엔탈호텔에서 고객서비스 파트를 맡게 된 호텔관광계열 2학년 이기원(25) 씨는 "취업은 어떤 꿈을 꾸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며 "대학생 취업대란 시대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분명한 목표를 설정한 뒤 그 목표에 따른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경북도립대 토목과 주재근(23) 씨=예천군 유천면사무소 산업계에 근무하고 있는 주 씨는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평소 꿈에 그리던 공무원에 임용된 뒤 지역 주민들의 각종 민원 업무와 서류 작업을 처리하느라 분주하다.

어릴 때부터 공무원이 되길 희망했던 주 씨는 수도권이나 도시 지역 전문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었지만 지역 유일의 공무원 양성 특성화 대학인 경북도립대를 선택했다. 저렴한 등록금, 다양한 장학금, 지방공무원임용후보자 장학생 선발제도 등 사립대학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혜택이 주 씨를 경북도립대로 이끌었다. 주 씨는 "졸업 후 어느 대학 출신보다도 사회에서 인정받는 경쟁력을 갖춘 자기 자신을 알게 됐다"고 했다.

구미 이창희 기자 lch888@msnet.co.kr

안동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이상준 기자 all4you@msnet.co.kr

예천 권오석 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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