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산타할아버지가 전깃줄을 타고 오는 줄 알아요."
4년 전부터 한국농아인협회 칠곡군지부를 찾아와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함께 놀아주는 산타할아버지 봉사자들이 있다. 한국전력 칠곡지사 사회봉사단과 봉사단을 이끄는 박충근(51) 전력노조 칠곡지회 위원장이다. 그중에서도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함께 어울리며 아이들을 번쩍 안아주는 박 위원장이 가장 인기다.
칠곡군청 주민생활지원과 문귀정 담당은 "한전 봉사자들은 소리 소문 없이 움직이는 게 특징"이라며 "나도 이들의 봉사 내용을 최근에야 알았을 정도"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처음에는 기관에서 알선해주는 곳을 찾아가 물품도 전달하고 재능도 기부하는 봉사를 했다. 그런데 5년 전 겨울 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집을 방문했다가 반바지에 러닝셔츠 차림으로 물품을 받으러 나오는 집주인의 모습을 보고 '이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 박 위원장은 직접 어렵고 힘든 이웃을 찾기로 했고, 농아인협회 칠곡군지부를 선택했다.
그는 "아이들은 우리의 방문을 정말 반긴다"며 즐거워했다. "돌 직후부터 봐온 수현(가명'6)이는 덥석 안기고 열여섯 먹은 세혁(가명)이도 덩달아 안아달라고 졸라요. 아이들이 우리를 기억하고 밝고 반듯하게 커가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봉사 활동은 남을 위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치유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한전 칠곡지사 사회봉사단의 활동은 전기수리와 김장, 급식봉사 등 다양하다. 특히 청각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의 집에 인터폰 대신 경광등을 달아주는 기발한 봉사로 호평받고 있다. 이 봉사단은 지난 2012년 한국전력 400개 봉사단 중 우수봉사단에 뽑혔고, 올해 칠곡군 자원봉사자대회에서도 최우수 봉사단에 선정됐다.
"한전의 전깃불과 태양의 공통점은 어두운 곳을 밝힌다는 겁니다. 햇볕이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비추듯 한전 칠곡지사 사회봉사단의 봉사도 힘들고, 어려운 이웃에 골고루 전해져 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칠곡 이영욱 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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