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 그 의로운 도전/ 박흥식 등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희생을 감수하고 양심에 따를 것인가, 불의에 눈감고 자리를 지킬 것인가. 이 문장만 보면 많은 사람들이 전자를 택할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을 달아보자. 앞 문장의 희생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면? 또는 뒷 문장의 불의가 당장은 대세에 흠집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약하다면? 아마 상당수가 후자를 택하지 않을까. 만약 불의가 좀 더 강해지면 그때 가서 제압하면 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미약한 불의는 실은 폭탄을 터뜨리는 도화선의 작은 불꽃인 경우가 적지 않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그랬다. 지난해 1월 세월호를 소유한 청해진해운 소속 직원 한 명이 정부에 내부고발을 했다. 여객선의 잦은 사고 및 개운치 않은 사고 처리, 상습적인 정원 초과 운항, 임금 체불 등의 내용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임금 체불 건만 처리하고,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만약 그때 정부 담당자 중 한 명이라도 관심을 기울였다면, 세월호 사고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렇듯 우리나라는 내부고발에 귀 기울이는 것은 물론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제도 및 의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책에서는 성공적으로 내부고발을 하고, 이후 배신자로 찍히지 않는 자기 보호 방법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7명의 전문가와 실제로 내부고발을 결행했던 33명의 경험자가 사례 및 조언을 전한다. 272쪽, 2만4천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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