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대구에서 파상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롯데는 최근 KTX 서대구역사 건립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앞서 수성의료지구 내 유통상업지구를 낙찰받은 데 이어 대구점 리뉴얼 사업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해석되는 이 같은 행보는 대구에서 매출 선두인 현대백화점과 2016년 개장할 동대구역사 신세계백화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 고위 임원은 최근 대구시 관계자를 만나 KTX 서대구역사 건립 사업과 관련, 정확한 사업 규모와 방향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KTX 서대구역사 건립 사업은 올해 국토교통부 타당성 용역 조사가 시작된다. 롯데는 서대구역사가 건립되면 백화점이나 쇼핑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일찌감치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대구역사에 백화점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어 서대구역사의 쇼핑 관련 사업자로 적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롯데가 정식으로 사업 참여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3월부터 리뉴얼 작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9층에 있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완전히 철수시키고 각종 문화공연, 기획전시 행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611㎡(200평) 규모의 문화전용홀을 마련한다. 아울러 지하 2층 식품관에 자리 잡은 문화센터 및 롯데카드센터, 상품권데스크 등 서비스센터를 10층으로 이동하고 기존 8층에 자리한 식당전문관을 영화관이 있던 9층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번 공사는 10월쯤 마무리된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12월 수성의료지구 내 유통상업지구 7만6천여㎡(2만3천여 평)를 통째로 낙찰받았다. 이 부지는 이시아폴리스 롯데몰 2만9천여㎡(약 8천800평)보다 3배 가까이 넓다는 점에서 대규모 아울렛 매장을 지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올 연말쯤에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다른 백화점들을 의식하면서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준비를 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대구에서 유통업계 '빅3' 간 싸움이 더욱 볼만해졌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코스트코가 신서혁신도시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시아폴리스 롯데몰과 롯데 율하점의 리뉴얼 사업도 추진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코스트코가 성공적으로 이전하면 두 아울렛점에 적잖은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이시아폴리스 롯데몰 증축 문제가 내부적으로 논의되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는 "2016년 이후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과 피할 수 없는 매출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이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다각도의 준비를 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시아폴리스 롯데몰이 애초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겠다는 약속을 어겼고, 롯데 율하점이 냉동생선을 냉장으로 판매하다가 대구 동구청으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등 지역 사회에서 신뢰도를 잃은 일이 적잖았다. 이 때문에 롯데가 대구에 1등 유통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에 대한 책임과 공헌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돈만 노리는 장사꾼 같은 행태로는 지역민으로부터 애정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지역 기여도에 대한 깊은 고민도 수반돼야 한다"고 했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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