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으로 둔갑시킨 수입산 농산물을 시중에 유통시키는 대신 금융회사에 담보로 제공해 수억원의 대출을 받는 일당이 적발됐다. 이런 수법이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이하 경북농관원)은 중국산 피기장(껍질을 까지 않은 기장)을 구입해 정부 수매용 포장재에 담은 뒤 농협에 담보물로 제공하고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양곡가공업주 A(47) 씨와 B(42) 씨 등 2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북농관원에 따르면 전북에서 양곡가공업을 하는 A씨는 2012년 11월 9천900만원을 주고 중국산 피기장 110t을 수입한 뒤 정부 수매용 포장재(40㎏)에 나눠 담았다. A씨로부터 '포대 갈이'를 한 기장을 넘겨받은 B씨는 자신이 거래하던 경남의 한 농협에 기장을 담보로 맡기고 4억3천800만원을 대출받아 A씨와 나눠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경남에서 양곡가공업을 하는 B씨는 평소 이 농협과 장기 거래를 해 신용도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 측은 대출금이 상환되지 않자 담보로 잡은 기장을 처분하려다가 수입산임을 알게 됐다고 경북농관원은 설명했다.
경북농관원 관계자는 "정부 수매용 포장재를 이용해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속인 행위는 우리 농산물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벼나 쌀 등 농산물 담보대출에서 유사한 피해를 막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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