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석포면 석포리 태백산 묘봉에는 기온이 영하 10℃를 넘나드는 한겨울에도 조릿대와 고사리가 무성하게 자라는 곳이 있다. 최근 태백산 묘봉 정상 부근 바위틈에서 따뜻한 바람이 나와 한겨울에도 파릇파릇한 식물이 자라는 곳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해발 1,100m가 넘는 지역이지만 바위틈 사이에는 눈도 모두 녹았다. 바위틈에서 따뜻한 바람이 나오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런 바람 구멍을 '풍혈'(風穴)이라고 하는데 현재 확인된 곳만 3군데에 이른다. 해발 9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풍혈이 발견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풍혈이 등산로 인근에 있지만 가까이 가기에 험한 지역인데다 눈이 오지 않으면 확인이 쉽지 않은 탓에 이번에 처음으로 존재가 확인됐다. 박대희 전 봉화 부군수 등 등산객들의 제보에 따라 석포면사무소가 현장을 확인 중이다. 풍혈이 발견된 지역은 암석이 쌓여 있는 너덜지대다.
이곳 풍혈에서는 한겨울에도 최고 영상 17도의 바람이 나온다. 최근 태백산 묘봉 기온이 영하 13도까지 내려갔을 때에도 풍혈에서는 영상 14도의 바람이 불었다.
풍혈과 다른 지역의 온도 차이는 평균 20도나 된다. 풍혈 주변 바위에는 한겨울임에도 고사리와 솔이끼, 단풍취 등 다양한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연중 일정한 온도의 바람이 나오다 보니 한여름에는 시원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김복규 석포면장은 "돌이 쌓인 너덜 속으로 들어간 겨울 찬 바람이 지열로 덥혀지면서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발 1,100여m 이상 고지대에서 크고 작은 풍혈이 발견된 것은 전국적으로도 처음이다. 보존 가치가 높아 보인다"고 했다.
전국에서 발견된 풍혈은 '얼음골'로 유명한 경남 밀양과 진주, 울릉도, 광주 무등산 등 25곳에 이른다.
봉화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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