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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사발 태어날 때, 詩 한 수 같이 태어나죠…시인 문청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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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사발 전문 시인 문청함 씨가 가장 아끼는 대호 사발을 안고 처음 만난 순간을 회상하고 있다.
찻사발 전문 시인 문청함 씨가 가장 아끼는 대호 사발을 안고 처음 만난 순간을 회상하고 있다.

"호(好)사발에는 다른 사발에서 느끼지 못하는 신비한 기(氣)가 느껴집니다. 어떤 사발은 제 가슴에서 떨림과 터질 듯한 전율을 주고, 또 다른 사발은 고요함과 편안함을 주고, 숨이 막힐 정도로 현기증이 나는 호사발도 있습니다."

지역에 찻사발 탄생을 보고 시를 짓는 찻사발 전문 시인이 있어 이채롭다. 주인공은 문청함(46'문경시 모전동) 씨다. 그는 문경에서 다례원을 운영하면서 힐링 다도(茶道)를 가르치는 차인(茶人)이다. 차를 다루면서 수년 전부터 글쓰기 작업을 해온 그는 2008년 서울 '좋은 문학' 수필가로, 2013년에는 '문예운동' 시인으로 등단했다. 문경문인협회와 한국문인협회 정회원이기도 하다. 그는 요즘 다른 문학활동은 잠시 접어두고 오직 찻사발을 대상으로 한 글을 쓰고 있다,

그가 찻사발 전문 시인으로 나선 특별한 계기가 있다. 3년 전 지인들과 함께 문경새재 등반 후 하산길에 동행한 교수가 "시간도 넉넉하니 특이한 사발을 만드는 가마를 보러 가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는 것. 일행이 찾아간 곳은 상주시 이안면 전통 옹기 명인 벽토 정대희 선생의 가마였다. 벽토 선생의 차실에는 벽토 선생의 특이한 작품이 가득 차 있었다. 연꽃 모양, 거북이가 받쳐 들고 있는 사발 모양, 황금빛 어문 잔 등이 눈길을 끌었다.

"오랫동안 다도를 하고, 명장들의 다완을 접해오면서 찻잔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곳에 있는 찻사발을 본 순간, 온몸의 피가 거꾸로 치솟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는 이렇게 만난 여운이 계속 가슴에 남아 흙으로 만든 것이란 뜻으로 '토지 호(好)사발'이라 이름 지어 벽토 선생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벽토 선생의 새로운 작품이 탄생할 때마다 찻사발 이름을 짓고, 이름과 관련된 시(詩)를 쓰고 있다. 그가 지금껏 호사발에 대한 시를 써서 선물한 것만 100편 정도 된다. 지난해 말 일본 교토에서 벽토 선생의 찻사발 초대전이 열렸고, 이때 전시한 50여 점의 찻사발을 대상으로 이름과 시를 쓴 작품집 '호(好)사발과 시(詩)의 합장'을 펴내 일본인들의 관심을 높였다.

"제 인생에서 호사발을 만나 정말 행복해요. 작은 바람은 호사발의 이름처럼 좋은 기운으로 차를 마시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김동석 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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