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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다 젖은' 李총리, 제 발로 물러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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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청 "남은 길은 자진사퇴"…야 "더 이상 못 기다리겠다"

여야가 20일 '성완종 게이트'에 휘말린 이완구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을 논의하면서 이 총리가 자진 사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여권 핵심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귀국 전에 자진 사퇴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박 대통령의 순방기간(16~27일) 검찰 수사와 여론 추이 등을 지켜본 뒤 27일 이후 결론을 내릴 방침이었지만 연일 새로운 의혹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고위관계자는 "이제 이 총리에게 남은 길은 자진 사퇴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총리가 사퇴 요구를 안 받겠다고 버티고 있으니 난감하다"면서 "이번 주말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고 박 대통령이 귀국한 뒤에 처리하는 그런 모습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 총리의 거취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출국 전 언급한 대로 "귀국 때까지 기다려 보자"던 청와대 기류도 주말을 기점으로 급격히 변하는 양상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총리도 자기 명예가 있으니 그 나름대로 명예로운 방법을 찾지 않겠느냐"면서 "이미 총리는 (비에) 다 젖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이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방침을 정한 뒤, 새누리당과 국회 운영위 소집 및 본회의 일정을 조율했다.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동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면서 이 총리가 자진 사퇴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안규백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합의로 잡힌 23일 본회의에 이 총리 해임건의안을 보고하고 이 건의안을 표결하는 본회의를 24일 추가로 잡자고 제안했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23일 본회의 보고를 위해 22일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겠다고 했다.

21일 주례회동을 갖는 유승민'우윤근 여야 원내대표도 총리 해임건의안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이 총리의 조기 사퇴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기다릴 수 없다"며 여당에 의사일정 협의를 압박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야당이 해임건의안을 내면 의원총회를 열어 당 소속 의원들의 생각을 듣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도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도부가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현재 4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본회의는 23, 30일과 5월 6일이다. 여야 일각에선 재보선이 끝난 30일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을 처리하자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어떤 과정을 거치든 현재 이 총리는 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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