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하나에 1천원이 넘어요. 보통 햇감자가 쏟아져 나오는 5월엔 가격이 내려가는데 올해는 오히려 더 올라가고 있습니다."
감자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감자칩 붐과 함께 과자 제조업체의 원료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고령 개진감자가 최근 몇 년간 가장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껍질이 얇고 분이 많아 명품감자로 알려져 있는 고령 개진감자는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고령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고령에서는 340㏊에서 연간 1만t가량을 생산하는데 이미 하우스 감자는 동이 난 상태. 노지 감자도 대부분 이미 예약돼 있다.
최근 개진감자는 20㎏짜리 1상자당 5만5천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달에는 최고 7만5천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1만원 이상 더 비싼 가격이다. 고령의 감자 농민들도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감자 산지의 도매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라면 마트 등 소매가격은 글자 그대로 초강세다.
고령의 한 마트에서 19일 기준으로 감자 100g 가격은 470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350원)와 비교해 34%나 높은 수준이다.
보통 감자 한 알의 무게가 200g 남짓인 만큼 최근 마트 등에서 소비자가 감자 한 알만 장바구니에 담아도 값이 1천원이 훌쩍 넘어간다.
이 같은 '수요 우위' 구조가 짧은 시간에 개선되기도 어려워 당분간 감자 가격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감자값이 '금값'이 된 것은 '감자칩 원료'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허니버터칩 열풍 이후 과자 제조업체들은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달콤한 감자칩'을 내놨다. 이 제품들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감자칩 생산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고, 이에 따라 원료인 국산 감자 수요도 급증했다.
고령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 이후 감자칩이 인기를 끌면서 감자칩을 만드는 식품가공업체에서 감자를 대량으로 소비하고 있다"면서 "저장 감자와 하우스 감자는 이미 동이 났으며, 감자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가격 안정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령 전병용 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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