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북구 양덕동에 자리 잡고 있는 양덕지부를 방문했다. 양덕동은 포항의 신도시 개발지구로 대로변 일원에 왕벚나무와 소나무 등이 식재되어 아름다운 길이 조성되어 가는 길에 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체육관에 들어서니 마침 20여 명의 초등학생이 머리가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면서, 주짓수를 수련하고 있었는데, 그 수준 또한 장난끼 가득한 초등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뛰어났다.
그곳에서 모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이었던 '국가가 부른다'의 우승자인 한경우 관장을 만났다. 짧은 머리 모양에 검게 그을린 얼굴에서도 푸근한 인상을 풍기지만, 체격은 젊은 사람을 능가할 정도로 당당하고 우람하다.
"2008년 11월에 주짓수를 수련하기 시작했어요." 한 관장은 학창시절부터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주로 투기 종목을 수련해왔었고, 인터넷 카페를 통해 집 근처 체육관을 다니게 되었다. 처음에는 종합격투기를 배우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훈련을 하다 보니 주짓수의 비중이 크고, 주짓수의 매력에 매료되어 수련을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한 관장은 불혹이 넘어서 주짓수를 시작했고 지금은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체력이 허락하는 데까지 끊임없이 시합에 참가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주짓수 경기에 대한 욕심은 끝나지 않았다. 실제로 한 관장은 그동안 꾸준히 대회에 참가해서 우승한 경험도 다수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마스터부에서 다시 20대의 어덜트부로 등급을 내려서 시합에 참가하고 있다. 또 지난 15~17일 필리핀에서 열린 2015 팬 아시아 대회에도 참가하기도 했다. 시합에 참가한다는 것은 그동안 수련해온 것들을 증명하는 장이기도 하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앞으로 훈련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과정이다.또한 게을러 질 수 있는 스스로를 자극하고, 운동에 대한 동기를 부여 해주기도 한다.
"10여 년간 기업연수 및 청소년 극기훈련을 진행하는 훈련본부장 겸 대표로서 회사를 운영하며 연매출 7~8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했어요." 한 관장이 체육관을 하기 전에는 제법 잘나가던 사업가였다. 하지만 2013년 태안에서 훈련 중이던 학생들의 사망사고와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이어지는 대형사고의 여파로 회사가 문들 닫게 되었다. 회사에 대한 미련은 남았지만, 인생에서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싶기도 했고, 수련했던 주짓수에 대한 열정과 전파를 위해 체육관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업을 할 때에는 자신의 인생 계획 속에 '체육관 운영'이란 것이 없었고 주짓수는 단지 취미 생활의 하나일 뿐이었다. 하지만 인생이란 것이 열에 여덟, 아홉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했던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체육관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많은 사람들과 운동을 통해 교감하면서 즐겁게 살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이바노프 씨의 승인에 따라 수플렉스 트레이닝 센터로 등록되었고, 주짓수 수련 및 피트니스 프로그램으로 매일 트레이닝하고 있어요." 한 관장은 2년 전 불가리안백 훈련의 창시자인 이반 이바노프가 지도자 교육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그를 찾아가 교육을 받으면서 불가리안백 훈련을 시작했다. 불가리안백이란 염소가죽이나 질긴 캔버스 천으로 만든 반달모양의 운동기구로, 2005년 이바노프가 선수들의 폭발적인 힘의 향상과 역동적인 움직임의 향상을 위해 개발했다. 전신운동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훌륭한 운동이고, 특히 악력이 엄청나게 길러지기 때문에 주짓수, 레슬링, 유도 등을 수련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운동이다. 한 관장은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17㎏ 매치테스트를 통과 했고, 22㎏를 3분 만에 통과하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이 주짓수를 통해서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배우고, 자기 보호 및 학교 폭력 예방 효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한 관장은 소극적이고, 덩치도 작아서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던 학생이 운동을 통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진 아이로 변해가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주짓수를 통한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가 단지 개인에게만 머물러 있지 않고 주위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양덕지부에는 가족 단위의 수련생이 많다. 가족 전체가 수련하는 경우도 있고, 아버지랑 혹은 어머니랑 자녀가 수련하고 있다. 가족이 공통의 취미 생활인 주짓수를 통해 부모는 자녀의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자녀도 부모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다. 서로 생각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면서 화합하는 것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이선수(쎈짐 하양지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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