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금품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기소하기로 했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0일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홍 지사와 이 전 총리를 불구속기소 하겠다고 보고했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홍 지사와 이 전 총리에 대한 조사는 마무리됐으며 증거 관계를 마지막으로 심층 검토하고 있지만 불구속기소로 사법처리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로써 특별수사팀은 지난달 12일 출범 이후 처음으로 성 전 회장의 메모(성완종 리스트)에 나온 8명의 정치인 중 2명에 대해 기소방침을 확정했다.
홍 지사는 성 전 회장이 마련한 1억원을 2011년 6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으로부터 건네받고 회계처리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섰던 2013년 4월 4일 자신의 부여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나 불법 정치자금 3천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홍 지사와 이 전 총리 모두 측근 인사들이 이번 사건의 참고인과 접촉해 유리한 진술을 하도록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은 금품거래 사건과 별도로 이들의 회유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했다.
홍 지사의 경우, 여러 명의 측근이 조직적으로 증거물을 숨기고 사건 핵심 참고인인 윤 전 부사장과 접촉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는 구속수사 사유인 증거인멸 우려와 관련이 있는 내용이어서 검찰은 홍 지사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참고인 회유나 증거물 은닉을 홍 지사가 직접 지시했다는 판단에 이르기에는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검찰은 결론 내렸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회유 의혹에 홍 지사가 직접 관여했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태"라며 "이 밖에도 통상적인 영장 청구 기준, 정치자금법 관련 양형기준 등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불구속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홍 지사와 이 전 총리의 불구속기소가 확정되자 새누리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이른 시일 내 당 윤리위원회를 소집, 홍 지사와 이 전 총리의 당원권 정지를 확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명백히 편파적인 검찰의 조치"라면서 "여당에는 온정적인 검찰의 형평성을 잃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모현철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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