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신임 국무총리 후보로 내정되면서 후임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임 법무부장관은 박근혜정부와 호흡을 맞춰 정치 개혁과 부패 근절, '성완종 리스트' 수사 마무리 등 막중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새 법무부장관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후임 장관은 연수원 기수 13∼15기 사이에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구경북 출신이거나 이곳과 인연이 높은 인물 중에는 14기의 노환균(58'경북 상주) 전 법무연수원장, 15기의 소병철(57'전남 순천) 전 법무연수원장이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대구고검장을 지낸 소 전 법무연수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군에 올라 있다. 또 그는 퇴직 후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지 않아 금전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그뿐만 아니라 호남 출신이어서 야권에서 '지역 편중 인사' 문제를 제기할 소지가 적고, 퇴직 후 순천대에서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지목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누구를 신임 법무장관으로 염두에 두는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큰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는 인물이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사실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 새 법무부장관 후보 하마평에 오른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에 대해 여당 내에서 비토가 있었다는 설이 떠돌았다.
소 전 법무연수원장이 서울고검 검사 시절, 국정원에 파견 가 TK 인사 숙청작업에 관여했다는 게 소문의 진앙이다. 이 앙금 때문에 TK 의원들이 소 전 법무연수원장을 곱잖게 보고 있고 이런 분위기가 총리 발표에도 혼선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 소문을 접한 대구경북 의원들은 그가 전남 순천 출신이라는 데서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라고 치부했다. 특히 법조인 출신의 의원들은 한결같이 그의 업무 능력을 높이 사며 검사장, 고검장 승진 때도 이런 소문이 심심찮게 퍼진 만큼 그의 신변 변화 시점에서 나오는 근거 없는 말로 간주했다.
장윤석 새누리당 국회의원(영주, 검사 출신)은 소 전 법무연수원장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후배라 소개하며 그가 업무에 굉장히 열중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공안부장을 할 때 평검사로, 또 검찰국장 시절 검찰1과장으로 인연을 맺은 적 있다는 장 의원은 "DJ 정부 때 국정원에 파견 간 것은 맞으나 평검사 신분이었다. 안기부 쪽 요청에 따라 간 것으로 알고 있고 아마도 그곳에서 평소처럼 열심히 일했을 것이다"며 "그가 TK 인사 숙청을 진두지휘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가 호남 출신이어서 반(反)지역적 소문이 떠도는 것 같다고 했다.
이한성 새누리당 국회의원(문경'예천, 검사 출신) 역시 그를 겸손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지역색'을 강하게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불만 세력이 퍼트린 소문 정도로 가볍게 여겼다.
이철우 새누리당 국회의원(김천, 국정원 출신)은 "소 전 검사장이 국정원 파견 당시 평검사였고 법률 검토 정도 한 것을 두고 마치 자기가 작업한 것처럼 소문이 나돌아 억울해하고 있다. 말 그대로 오해다. 대구고검장 시절, 지역을 이해하는 데 부단히 노력했고 묵직하게 일 잘하는 스타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실제 소 전 법무연수원장은 대구고검장 재임 시절 지역과 스킨십이 강했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배병일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가 대구고검장으로 있을 때 대구 여론이 좋았다. 전남 순천 출신인데 아무런 연고도 없는 경북대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것만 봐도 그렇다"고 했다.
이와 관련, 소 전 법무연수원장은 "DJ 정부 때 인사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그런 일도 없지만 그럴 만한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이 루머는 17년 동안 유령처럼 따라다니며 일(승진'인사 등)이 있을 때마다 괴롭히는데 지금까지 그 누구도 뭐 하나 제시한 게 없다"며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증거다. 그 전에도, 그 당시에도, 그 후에도 그런 얘기를 들을 만한 일을 한 적도, 그렇게 산 적도 없다"며 억울해했다.
이호준 기자 최두성 기자 황수영 기자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