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5 인천 세계교육포럼 우수 교육사례 살펴보니

책 대신 태블릿 PC·전자 칠판 보며 '스마트 수업'

2015 세계교육포럼에서 인천 승학초등학교 학생들이 첨단 ICT를 활용한 미래교실 수업 시연을 하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제공
2015 세계교육포럼에서 인천 승학초등학교 학생들이 첨단 ICT를 활용한 미래교실 수업 시연을 하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제공
북인천여중의 아동영어교육체험 동아리 수업 모습.
북인천여중의 아동영어교육체험 동아리 수업 모습.
세계시민교육 전시관 경북도교육청 부스에 몰린 관람객들.
세계시민교육 전시관 경북도교육청 부스에 몰린 관람객들.

'모두를 위한 포용적이고 평등한 양질의 교육 보장 및 평생학습 기회의 보장'이라는 새로운 교육 비전 '인천선언문'을 채택하고 19일부터 나흘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 2015 세계교육포럼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교육 분야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이번 인천 세계교육포럼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유니세프'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대표,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의 교육 리더 1천500여 명이 참석, 국제 사회의 교육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15년을 이끌 세계 교육의 발전 방향을 설정했다.

이번 세계교육포럼 전시관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수업과 기관 방문 학교로 선정된 북인천여중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대구경북 교육청의 세계시민교육 참여 내용을 소개한다.

◆첨단 ICT 기반 미래 교실 "책'노트가 없어요"

인천 승학초등학교 학생들이 '미래 교실'에 앉아 있다. 여느 교실 풍경과는 다르게 책, 노트, 필기구가 책상 위에 보이지 않는다. 학생들은 종이 책 대신 태블릿 PC를 들여다보고, 전자칠판을 주목한다. 이번 세계교육포럼에서 이 학교는 4학년 1개 학급, 5학년 1개 학급이 사회와 과학 과목 수업을 시연했다.

4학년 학생들은 '어린이 교육부장관 선거운동을 하고 대표 선출하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수업을 선보였다. 다양한 앱과 디바이스를 이용해 선거 연설문'선거 구호 작성, 블루스크린 3D 합성 영상과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 가상 전자투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대표를 선출하는 체험을 했다. 가상 전자투표는 디지털교과서의 공유 공간과 투표 기능을 갖춘 교육용 앱을 활용한 것이다. 어린이 교육부장관을 선출하는 '스마트한 선거'에 참여한 학생들은 소감을 나누며 선거의 필요성과 과정에 대한 개념을 정립한다.

5학년 학생들은 '다양한 우주 체험을 통해 우주 탐사 자격증 따기'라는 주제의 과학 수업을 펼쳤다. 자신이 탐사하고 싶은 태양계의 행성을 골라 특징을 살피고 우주 탐사 계획을 세운다. 교사는 특수효과 그래픽을 활용해 행성을 실감 있게 보여주고, 학생들이 조사한 자료가 데이터로 축적돼 수업에 활용된다. 또 학생들은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동작 인식 기기, 홀로그램, 다양한 앱을 활용해 우주탐사선을 행성에 착륙시키고 관찰활동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6개의 과제를 풀어가면서 자연스럽게 태양계의 기본 개념을 익힌다.

◆교과와 연계하는 진로 체험 "나의 꿈을 발견해요"

북인천여중은 지난해 자유학기제 운영 연구시범학교로 선발되어 2년 동안 여러 학교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는 등 모범학교로 손꼽히고 있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3년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꿈과 끼를 찾는 제도이다.

이 학교는 2학년 1학기를 자유학기제로 운영한다. 교육과정을 보면 매일 1교시부터 4교시까지는 기본 교과 학습(주 20시간)을 하고, 요일별 다양한 자율과정(주 13시간)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를 탐색하도록 동아리 활동, 선택 프로그램 활동 등을 진행하는 등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고 있다.

이 학교의 주목할 만한 사례로 교과연계 프로그램과 진로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교과연계 선택 프로그램은 스포츠 체험반, 아동영어교육체험 동아리, 과학아 놀자 등 8개의 수업을 운영 중이며 학생들은 이 중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아동영어교육체험 동아리는 영어에 관심과 흥미를 갖고 아동에게 교구를 만들어 영어를 지도하는 등 장래 영어교사에 대한 직업을 탐색하고 준비할 수 있다. 학생들의 선호도 조사를 바탕으로 개설된 진로직업 관련 프로그램으로는 레고 건축가, 일러스트 그리기반, 글로벌 문화 탐색 등이 있다.

또 여성, 자연, 인물 등의 주제 통합 융합수업을 통한 교과 심화학습으로 학생들의 창의력 및 사고력을 증진시킨다.

한편 북인천여중은 중간'기말시험을 보지 않아 아이들의 공부에 대해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고민을 다양한 평가를 통해 해소시켜 주고 있다. 각 교과별로 수업 중 수시로 미니 테스트를 실시하거나 조별 토론평가, 학생 간 동료평가 등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과학은 발명 아이디어를 구상하여 발표를 하는 프로젝트 평가, 역사에서는 조선시대 대표 유물 5개를 선정하여 그 특징과 선정 이유를 발표하고 학생들 간에 상호 평가를 실시한다. 실제로 지난해 자유학기제를 마친 학생들은 일반학기로 돌아가서도 수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세계시민으로서 의식 함양 "공유하고 행동하자"

세계시민교육은 지역적'세계적 차원의 문제 해결을 위해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공유하며, 행동함으로써 더욱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구현하는 데 기여하기 위한 교육이다. 대구경북 교육청도 세계교육포럼 기간 동안 전시 부스를 운영하며 학생들이 장차 세계시민의 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하도록 우수 정책을 소개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인문교육을 통한 세계시민교육을 강조했다. 학생들이 학교교육 12년 동안 인문책 100권 읽기, 100번 토론하기, 행복책 1권을 쓰도록 하는 '100-100-1 프로젝트'를 알렸다. 읽은 내용과 삶을 연계한 토론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 세계를 위해 실천하는 교육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경북도교육청은 '세계유산 교육' '외국인 초청 세계 이해 교육' '학교 국제교류 운영 우수 사례' 등을 소개했다.

'외국인 초청 세계 이해교육'은 경북 지역 대학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통역 학생이 2인 1조가 되어 도내 65개 초'중'고등학교를 방문하여 자국의 문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3개국의 외국인 대학생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학교에서도 인기 높은 프로그램으로 정착되고 있다.

특히 도교육청 부스를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세계유산인 첨성대와 신라금관의 모양과 구조를 알리고 경북의 문화유산을 기억하도록 첨성대 모형의 마그네틱 만들기와 황남대총 금관 만들기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마숙자 장학관은 "도교육청에서 이번 세계교육포럼 부스를 준비하는 데 꼬박 한 달이 걸렸다"면서 "이후 세계시민교육 교사연구회 조직, 교과 중심의 세계시민교육 수업 모듈 개발 등의 활동을 전개하여, 학생들의 세계시민 의식을 고취시키겠다"고 했다.

인천에서 이석수 기자 s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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