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참패에 따른 책임론을 두고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계 간 한바탕 일전을 치른 새정치민주연합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의 돌발 발언 후폭풍에다 호남의원 물갈이설, 대권주자 협의체인 '희망스크럼' 구성을 둘러싸고 내홍이 더 격화되고 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을 인선하면서 4'29 재보선 패배로 인한 내홍을 수습하고 당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 문 재인 대표의 구상이었지만 돌출변수가 잇따라 터지면서 내분은 계속 내연하는 모습이다.
◆노건호 발언 후폭풍
23일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건호 씨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린 사태의 여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비노 인사로 분류되는 송호창 의원은 26일 한 방송에 출연해 "얼마나 억울했으면 유족 입장에서 그렇게까지 했겠나"라면서도 표현방식이나 내용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이날 추도식장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비노 인사들에게 욕설과 야유를 퍼부은 일이 겹친 것도 문 대표에게는 뼈아픈 대목이다. 비노 진영의 '친노 패권주의 청산'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친노 진영이 여권과 비노 진영을 동시에 공격한 것으로 구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계파주의를 타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국민에게 진정성이 받아들여질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문 대표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는 등 계파갈등의 불길을 키우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호남물갈이설 뒤숭숭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가 '호남 물갈이론' '다선 용퇴론' 등을 추진하리라는 소문이 사실 여부와는 관계없이 공공연히 나돌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공천문제는 민감해 함부로 얘기 못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지만 호남 의원들은 불신에 찬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계파대립 해소를 위해 각 의원들이 본인의 계파를 밝히는 '계파등록제'를 검토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와 반발을 사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26일 "호남'486, 이렇게 집어서 물갈이 대상으로 정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또 다른 당내 분란을 가져오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세부 공천안을 놓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김상곤 혁신위'의 발걸음이 더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으로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물갈이 등을 둘러싼 잡음은 계속 커질 것"이라며 "과감하게 중심을 잡고 혁신안에 속도를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희망스크럼' 대권주자 이견
설상가상으로 문 대표는 대선주자 협의체인 '희망스크럼'을 두고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이견을 거듭 노출하면서 긴장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 24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회동한 뒤 '희망스크럼'을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박 시장, 안 전 대표, 그리고 제가 함께 또 만나서 의논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한번 보자는 정도였지 '희망스크럼'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면서 문 대표의 제안을 사실상 부인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는 희망스크럼이 새로운 기구인 것처럼 비쳐지면서 유보적으로 말을 한 것"이라면서 "새 기구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나누자는 것"이라고 수습을 시도했다.
양측은 최근 안 전 대표가 혁신위원장직을 거절한 일을 두고도 언제 거부 의사를 문 대표 측에 전달했는지 등을 두고 '진실게임' 양상을 보인 바 있어 당내에서는 대선 때부터 이어진 둘의 앙금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비노 진영을 중심으로 구성된 전국평당원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당사 앞에서 삭발식을 겸한 문 대표 퇴진 집회를 계획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모현철 기자 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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