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르스(대구) 종식'…너무 앞서간(?) 현수막

"마음 놓인다" "아직 시기상조"…동구 곳곳 현수막, 엇갈린 반응

29일 오후 대구 동구 공항네거리에 한 병원이 메르스 종식을 축하하는 플랜카드를 걸어놔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29일 오후 대구 동구 공항네거리에 한 병원이 메르스 종식을 축하하는 플랜카드를 걸어놔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이젠 일상을 찾아야죠, 그래도 아직은.'

대구의 한 병원이 '메르스 종식' 현수막을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7일 동구 한 요양병원이 '메르스 (대구) 종식. 청정대구 회복을 축하합시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동구 곳곳 길목에 걸었다.

현수막이 내걸린 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공항시장에서 장사하는 신모(50) 씨는 "메르스가 2주 이상 나오지 않아 사실상 종식된 거나 다름없다. 이제는 사람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만큼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현수막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고 털어놨다. 다른 상인 전모(50) 씨도 "종식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장사하는 입장에서 메르스 여파로 매출이 50% 이상 줄어들었다. 빨리 종식 선언이 나와 사람들 발걸음이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메르스 종식이라고 단정 짓는 현수막을 내건 것은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동구 지저동에 사는 이모(45) 씨는 "뉴스를 보면 아직 메르스가 진행형인데 오늘(29일) 오전에 현수막을 보고 헷갈렸다"고 말했다. 지저동의 한 가게 상인은 "확진자가 더는 나오지 않아 진정세를 보이긴 해도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행인들이 적잖다. 이런 상황에서 종식 선언을 한 현수막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현수막을 보고 보건소로 문의 전화도 심심찮게 걸려오고 있다. 동구보건소 한 관계자는 "정말 종식된 것이 맞는지를 물어보는 전화가 간혹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침체된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현수막을 걸었다. '종식'이라는 표현이 지나친 면이 있지만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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