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방지턱을 더 만들어 주세요." VS "방지턱 때문에 차량 운행이 힘들어요."
과속방지턱을 둘러싸고 운전자와 보행자의 민원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운전자들은 차량 통행 불편을 이유로 방지턱 '철거'를 요구하는 반면 보행자들은 교통 약자를 고려한 방지턱 '설치'를 원하고 있다.
짧은 도로 구간에 방지턱이 몰려 있는 도로의 경우 운전자들의 철거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수성구 범어동 경남타운아파트 앞에서 대공원시장으로 이어진 '범어로' 700여 m 구간에는 방지턱이 9개나 돼 이곳을 운행하는 차량들은 시속 20~30㎞로 가다 섰다를 반복한다. 운전자들은 "좁은 간격을 두고 연달아 설치된 방지턱이 차량 흐름을 막는 장애물"이라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수성구 고모동 팔현마을 입구에서 호텔인터불고로 이어진 팔현길(왕복 2차로) 500여 m 구간에도 방지턱이 7개가 있다. 이 도로는 출퇴근 시 우회차량이 몰리면 방지턱 때문에 서행하는 차량 행렬이 줄을 잇는다.
반면 아파트 단지와 학교 주변 등에서는 방지턱 설치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북구 매천동 관문초등학교 옆 도로가 대표적인 곳이다. 이곳 주민들은 "곡선 구간으로 달려오는 차가 잘 보이지 않고, 과속과 신호위반이 잦아 방지턱이 필요하다"고 요청, 북구청이 설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방지턱 설치를 요구하고 있는 주민들은 "좁은 도로에서 과속하는 차가 많지만 이를 단속할 카메라는 물론 신호등 횡단보도마저 없어 어린이와 노인 등 교통 약자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물리적으로 차량 속도를 줄이게 해 보행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방지턱"이라고 강조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교통안전 의식이 높아지면서 적극적으로 방지턱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며 "규정 속도를 지키고 보행자를 우선하는 운전문화가 정착된다면 방지턱을 굳이 설치하지 않아도 돼 찬반 논란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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