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업화 1번지 경북, 창조경제 메카 우뚝] <5>스마트 팩토리 ㈜DPM테크

혁신과제 393건 차곡차곡 실천…제품 생산성 30% 넘게 향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주)DPM테크의 이승영 상무가 공장 새마을운동 스마트 팩토리 도입으로 변화된 회사의 생산관리 시스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창희 기자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주)DPM테크의 이승영 상무가 공장 새마을운동 스마트 팩토리 도입으로 변화된 회사의 생산관리 시스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창희 기자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고. 새마을운동을 공장에 수혈한 후 임직원들의 근무 분위기부터 생산 실적까지 회사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구미 4국가산업단지 내 금형 사출업체인 ㈜DPM테크(대표 김종국). 2006년 본사를 인천에서 구미로 이전한 강소기업이다. 임직원 130여 명인 이 회사는 휴대전화'프린터 부품 생산으로 2013년까지 월매출 30여억원을 이뤄낼 정도로 활황세를 이어가면서 유명세를 키웠다.

◆영원히 잘나가는 기업은 없다

그렇게 잘나가던 기업에 시련이 닥쳤다. 휴대전화 관련 주문물량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40~50%에 불과했고, 매출은 거의 바닥까지 내려갔다. 삼성이란 대기업 의존도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자동차 부품 쪽으로 업종 전환을 시도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추진하는 공장 새마을운동이란 제조혁신 과제도 도입했다. 생산공정뿐만 아니라 정리정돈, 청소 등 사소한 것들도 새마을운동 정신을 수혈받아 제조업과 연관된 모든 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고, 생산현장에 아주 기본적인 요소부터 재무장하면서 이 회사엔 큰 변화가 일어났다.

과제가 이달 말 끝날 예정이지만 추진 4개월여 만인 지난 7일 이곳 임직원들의 마음가짐은 초심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동안 지시로 이뤄지던 일들은 스스로 일하는 분위기로 변화돼 있었다.

생산 현장에 근면'자조'협동이란 새마을정신이 안착된 것이다. 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컸다. 프로세스화된 생산활동으로 생산성 및 업무 효율성, 정확도 등이 30% 이상 향상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새마을운동 정신을 공장에 수혈

삼성전자에서 파견된 부'차장급 2명이 멘토로 1개월간 이 회사에 상주하면서 혁신과제 393건을 발굴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고 등 생산현장의 기초체력을 키우기 위한 것들을 비롯해 생산관리시스템 개선, 공장 자동화 등 3개 분야에 걸쳐 생산활동에 관한 모든 것들이 과제로 발굴됐다.

'5S'(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화)와 '3정'(정품'정량'정위치) 운동을 기본으로 생산현장의 각종 불합리를 개선해 나갔다. 기계 청소는 물론, 공구 정리정돈 등 기본적인 것부터 다시 시작했다.

특히 임직원들은 '내 기계'(My Machine) 활동이란 기계설비 분양제를 통해 기계를 하나씩 분양받았다. 기본적인 생산 재무장운동이었지만 임직원들에겐 어느새 프로 정신이 넘쳐났다고 했다.

설비와 통로 라인이 구분 안 되던 공장 안은 구획선이 완전하게 그어지도록 했고, 작업실과 화장실 등은 꾸준한 클린 환경 활동으로 몰라볼 정도로 깨끗하게 바뀌었다.

◆생산관리 시스템 개선

금형 온도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동안 오퍼레이터가 금형 온도를 직접 재는 번거로움으로 작업 시간이 많이 걸렸고, 정확성 관리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금형온도관리 시스템 32대를 도입해 사출기 온도 센서와 연결, 온도를 자동 체크하면서 작업 편리성은 물론 사출 균일품질 향상으로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또 사출부품 초'중'종물 샘플 걸이대를 마련, 눈으로 보는 관리 및 주기적인 품질관리로 사출부품의 품질 관리를 대폭 개선했다. 이와 함께 작업자가 수동으로 하던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뽑기 작업을 자동으로 전환해 스크래치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사출제품을 뽑아내는 장치도 공용으로 사용하면서 세팅 시간이 20분이나 걸렸으나 플렉시블 간단 세팅 유도장치를 적용하면서 5분으로 줄였다. 60%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이끌어 낸 것이다.

자동차 트렁크 스위치 설비 타임은 39.5초에서 29.96초로 9.54초를 단축해 인건비 절감 등 생산성 향상을 유도했다. 수작업으로 하던 사출부품 꼬리 자르기 작업 역시 자동화 장비를 적용, 개당 8초 걸리던 작업 시간을 4초로 줄였다.

◆공장 새마을운동 성공 사례로 우뚝

이처럼 한계에 부닥친 금형사출산업에 혁신을 불어넣으면서 이 회사는 불황을 극복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떠올라 다른 기업들의 벤치마킹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엔 미래창조과학부 이석준 1차관이 이 회사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좋은 성과를 낸 관계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회사 이승영 상무는 "공장에 새마을운동을 수혈받으면서 초기에는 이를 귀찮게 생각하는 임직원들이 일부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들 무슨 일이든지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장 새마을운동 도입과 공격적인 업종 전환으로 자동차 부품은 유럽, 일본 등지로 수출이 확대되는 등 주문물량이 늘어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40~50%에서 최근 80% 이상으로 올라 일터가 안정을 되찾았다"며 "임직원 모두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최정애 본부장은 "올해 '공장 새마을운동 스마트 팩토리 제조혁신 과제'에 참여한 기업은 10개사로 이 중 6개사가 과제를 완료했고, 4개사는 진행 중"이라면서 "새마을운동 정신으로 생산현장의 기초체력을 보강하면 스마트 팩토리가 지속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