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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사·만·어] 기이한 달, 신비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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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하늘에 기이한 천체(天體)가 얼굴을 내민다. 달이다. 늘 보는 달인데 이상한 점이 뭐 있을까 싶지만, 달만큼 미스터리한 천체도 드물다.

달은 지구가 거느리기에 이상할 정도로 크다. 달의 지름은 지구 지름의 27.3%다. 화성의 두 위성 중 큰 것은 화성 지름의 0.34%밖에 안 되며 목성과 토성의 위성은 큰 것도 3.5%, 3.75%에 그친다.

달은 자신의 뒷모습을 지구에 숨긴다.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다는 이야기이다. 우주선을 타고 달의 뒤쪽으로 가지 않는 한 달의 뒷면을 볼 수는 없다. 또한 대부분의 천체가 타원형 궤도를 도는 것과 달리, 달은 정확한 원형 궤도를 그린다.

수학적으로도 달은 신비롭다. 지구의 지름은 달보다 366% 큰데, 이 수치는 지구의 연간 자전 횟수(약 365.2564회)와 거의 같다. 달이 지구를 한 번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27.3일)도 지구 지름 대 달 지름의 백분율(27.3%)과 일치한다. 달은 하루에 400㎞의 속도로 자전하는데 지구의 자전 속도는 달보다 400배 빠르다.

수치의 일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태양의 지름은 달보다 400배 크다. 공교롭게도 지구와 태양 간의 거리가 지구-달 거리의 400배이다. 이 때문에 지구에서 바라본 해와 달의 크기는 짜맞춘 듯 거의 같다. 태양-지구-달의 이 같은 거리 배열은 개기일식과 개기월식이라는 천문 쇼를 주기적으로 연출해낸다.

마치 달은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딱 그 자리에 놓이지 않았나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일부 호사가들은 달이 자연적 생성물이 아닐 것이라는 장광설마저 편다.

19년 주기로 달은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데, 다가오는 올해 추석에 '슈퍼문'이 뜬다. 정확히 말하자면 추석 다음 날인 28일의 달이 슈퍼문이다. 이날에는 달과 관련된 진기한 천문현상이 한꺼번에 일어난다. 태양빛이 지구의 대기권에 산란되면서 달이 붉게 빛나는 '블러드 문'(Blood Moon) 현상이 일어난다. 개기월식도 펼쳐지는데,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관측할 수 없다.

보름달을 보면서 서양인들과 동양인들은 다른 감정을 느꼈다. 미치광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lunatic'의 어원은 '달'(luna)에서 왔다. 반면 동양인들에게 달은 축복, 그리움의 대상이다.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과 무병장수를 빌었다. 이래저래 올 추석 연휴엔 달 구경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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