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땔감·빨래판 위기 막은 '목판 10만 장 수집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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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된 종가·종택 절도범 득실…창고 방치 목판 도난 당하기도

경상북도는 10일 유교책판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관련, "잠자고 있던 민간 기록물이 세계적인 문화자산이 됐다. 유교문화를 세계가 인정한 쾌거이면서 책판 수집'관리 등 10여 년이 넘는 노력의 결실"이라고 자평했다.

그만큼 유교책판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 많은 사연을 담고 있다. 일부 문중에서는 땔감이나 빨래판으로도 사용했고, 분실 등의 위기에 처하기까지 했다는 것.

경북도에 따르면 그동안 유교책판은 종가나 종택 등 민간에서 보존'관리하다 보니 어떤 문중이 보관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기도 했다. 형편이 어려운 문중에서는 땔감으로 사용해 아궁이 속에서 불타 없어지기도 했고, 운반하기 적당한 크기에다가 글자를 새길 때 생긴 '요철'(凹凸) 때문에 상당수 집안의 목판은 빨래판으로 쓰이기도 했다.

게다가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대부분 농촌지역에 있던 종가'종택은 사람들이 도회지로 떠나면서 빈집이 됐고, 집안 대대로 물려 내려오던 유물들이 문화재 절도범들의 먹잇감이 되기도 했다. 텅 빈 종가 창고에 먼지만 덮인 채 쌓여 있던 책판들을 사실상 방치해오면서 세월이 지날수록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것.

그러나 한국국학진흥원이 설립되고 경북도와 함께 지난 2002년부터 '목판 10만 장 수집운동'이 시작되면서 체계적 관리'보존의 길이 열렸다. 목판수집운동을 처음 시작했던 임노직 한국국학진흥원 목판연구소장은 "산업화가 되면서 종가'종택에 보관하던 목판 등이 도난과 분실 우려가 커졌다. 결국 국학진흥원에 수탁'관리하는 방안이 문중마다 논의됐다. 도난 우려가 오히려 목판수집운동을 용이하게 하는 이유가 됐다"고 회고했다.

문중에서 수탁한 목판들은 한국국학진흥원이 2005년 국비로 마련한 목판전용 수장시설인 '장판각'에 보관돼 지금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수탁을 한 문중이 필요할 시에는 언제라도 목판을 장판각 밖으로 가져갈 수 있다.

이렇게 한국국학진흥원 장판각에는 전국에서 6만 장이 넘는 책판이 옮겨졌다. 그중 '퇴계선생문집'은 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며, 박문서관(博文書館)에서 판각한 책판은 근대 출판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등 역사'학술적으로 귀중한 자료가 많다는 것이 국학진흥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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