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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 김지원 '그림의 벽'전…내년 2월 9일까지

김지원 작
김지원 작 '맨드라미'
김지원 작
김지원 작 '비슷한 벽, 똑같은 벽 앞에서'

이인성 미술상(2014년) 수상자 김지원의 '그림의 벽'전이 내년 2월 9일(화)까지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김지원은 이번 전시에서 대표작 '맨드라미' 연작을 비롯해 '비슷한 벽, 똑같은 벽' '이륙하다' 시리즈 등 총 8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지원은 주변의 대상과 자연환경을 화폭에 담아 왔다. 내적 성찰을 통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하는 그의 작품세계는 전통적인 회화의 틀을 벗어나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의 대상을 선택한 후 철저하게 관찰'분석해 수십, 수백 개의 연작을 그리는 김지원은 단순히 본 것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대상을 통해 세상에 은폐되어 있는 것들을 해석하고 이야기한다.

'맨드라미' 연작은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맨드라미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하나의 생명이 가진 희로애락, 화려하게 피었다가 서서히 저물어가며 때로는 처절함을 경험하고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세계와 타협할 수밖에 없는 순간과 더럽혀지고 닳아지고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을 맨드라미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어설픈 조경, 조악한 돌덩이, 똑같은 모양의 아파트 벽들이 자아내는 부실함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비슷한 벽, 똑같은 벽'은 현대사회가 가진 획일성, 내실보다는 겉모습에 집착하는 관습, 인식하고 있지만 이를 멈추지 않는 인간의 욕망을 드러낸다. '이륙하다'는 작가가 여행을 떠나면서 마주한 공항의 텅 빈 활주로를 보며 구상한 작품으로 무심하게 흘러가는 시간, 앞으로 떠날 여행지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함을 환기한다.

김지원은 인하대,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립조형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금호미술관, 아트선재센터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광주비엔날레, 아르코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작품은 1990년대 말부터 그림에 대한 그림인 '그림의 시작-구석에서'부터 시작해 일상적 풍경을 동일한 크기로 그린 '34×24', 비슷한 모양의 벽을 통해 사회를 풍자한 '비슷한 벽, 똑같은 벽', 비닐 위에 그림을 그려 빛과 그림자를 드러내 캔버스 안에 또 다른 공간을 만들어낸 '비닐그림', 그리고 대표작인 '맨드라미' '이륙하다' '풍경'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다.

최지아 전시기획자는 "삶에 대한 통찰, 이 시대의 획일성과 부조리에 대한 사유를 이끌어내고 있는 김지원의 작품을 통해 현실세계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회화'라는 장르가 지닌 매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의 예술세계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는 11월 21일(토) 오후 2시~3시 30분 있을 예정이다. 053)790-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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