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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험산업 선진화, 보험업계가 변하지 않으면 헛구호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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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보험 상품 신고나 가격 제한 등 사전 규제를 없애는 대신 소비자보호 의무 등 사후 관리를 보다 강화해 국내 보험산업의 선진화를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모든 보험상품을 소비자가 직접 인터넷에서 비교'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도 허용한다. 금융위원회가 18일 발표한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의 핵심이다.

이번 로드맵은 보험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업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낙관적 전망과 달리 보험업계의 체질 개선이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선진화는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지난 1993년 정부는 보험상품 가격 자유화를 선언했다. 22년이 흐른 현재 보험업계가 양적 성장에 비해 선진시장으로 발돋움하지 못한 이유는 부실한 제도나 규제 등 운용 탓도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의 지나친 몸집 키우기나 가격 경쟁, 낙후한 서비스 탓이 더 크다. 상품'서비스 등 질적 경쟁과 투명성은 소홀히 하면서 판매에만 열을 올린 결과다.

한국은 세계 8위의 보험 시장이다. 하지만 규제에 발목이 잡힌데다 보험업계가 저성장'고령화 등 환경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게다가 보험사마다 획일적인 상품으로 가입에만 치중한 나머지 보험료 지급을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는 등 소비자 불신이 커지면서 여태 후진성을 벗지 못하고 있다.

정부 방침대로 가격 제한이 풀리면 상품의 차별화는 가능하다. 보장성이 큰 고급 상품은 가격이 오르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품의 경우 덤핑 판매까지 나올 수 있다. 반면 가격 자유화에 따른 보험료 인상 우려도 크다. 당장 손해율이 138%에 이르는 실손의료보험이 내년에 30%가량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말로만 보험 시장 선진화를 외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당국은 보험산업 환경개선이라는 미명하에 풀 것 다 풀어놓고 소비자만 골탕먹는 일이 없도록 사후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보험업계가 또다시 상품'서비스 질 향상 없이 보험료 올리기에만 눈을 돌린다면 선진화는커녕 소비자에게만 불이익이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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