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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책!] 죽음을 마주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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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마주하는 시간

이원락 지음/페이퍼로드 펴냄

죽음이 그리 거창한 사건은 아니다. 여름철에 손바닥 사이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유명을 달리하는 모기, 아스팔트 위에서 로드킬을 당한 고라니, 걸어가는 순간에도 신발 밑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을 이름 모를 미물들까지, 도처에 죽음이 있다. 단지 우리가 마음속 깊이 담아 두지 않거나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죽음을 체감하게 되는 때가 온다. 사람보다 수명이 짧은 애완동물들은 주인보다 먼저 죽는다. 이때 가까이 두고 정을 쌓은 개나 고양이가 죽으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깊은 상실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또한 장례식장에서 영정 사진을 마주하게 되면 사진 속 인물이 꼭 가족이나 친지가 아니더라도 마음 한편이 내려앉는다. 관념에 머물던 죽음이 비로소 실체가 되어 떠오르는 것이다.

이 책은 임종을 앞둔 노인을 치료하는 요양병원에서 10년 동안 근무해 온 저자가 죽음에 대한 성찰을 통해 의미 있는 인생 후반전을 모색해본 책이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죽음과 노년의 삶을 큰 줄기로 해서 인생, 고독, 세월 등 굵직한 주제들을 어렵지 않은 문체로 깊이 있게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환자들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면서 연명 치료에 대한 의문을 품는 한편 품위 있는 죽음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죽음을 피상적으로 대하는 세태에 맞서 죽음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가져야 비로소 삶이 빛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한평생을 의학에 몸담아 온 정이 많은 의사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죽음과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 잔소리라고 보기에는 어조가 간절하고, 최대한 쉽게 써서 보는 사람을 편하게 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242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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