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킹 토마토/김은경 지음/누리달 펴냄
1997년 말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전보다 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극한의 생존 기로에 내몰리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IMF 사태로 인생이 바뀐 인물 중 하나다.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던 저자는 외환 위기가 닥치자 학원비를 낼 수 없게 된 일곱 명의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해, 아예 지역아동센터 운영에 나섰다. 이 책은 그녀가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겪은 10개의 사연을 묶은 에세이집이다.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 때문에 엄마마저 집을 나갈까 봐 매번 가슴을 콩닥거리며 집으로 뛰어가야 했던 아이,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도 그 사실을 숨기며 매일 더운밥을 짓던 어머니의 사연, 아들이 죽자 필리핀에서 온 엄마와 함께 본국으로 떠난 손자를 그리워하는 할머니 등 모두 가슴 뭉클한 사연들로 가득하다. 또래 아이들처럼 키가 먼저 크는 게 아니라 마음이 먼저 자라는 그런 아이들. 이 가슴 아픈 사연들 속에서 저자는 "조금 이른 나이에 아픔을 겪고 체험하면서 인생을 배운 아이들이지만, 이들과 함께하면서 있는 '그대로 바라만 봐도 아이들은 올바로 클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깨닫고 있다"고 했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갖은 고생도 해 본 탓에 조그마한 것에도 행복을 먼저 느끼고 현재에 감사하는 정직한 아이들로 자라가는 것이다. 저자는 "아이들에게는 남의 상처를 먼저 보는 눈과, 남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배려심, 마음까지 따뜻함을 전달하는 사랑이 가득 숨어 있다"면서 "그 숨은 착한 사랑을 어떻게 끄집어 내어 쓰게 할지를 가르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162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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