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흥기 맞은 대구경북 고교야구] <3>대구고

고등학교에 야구장! 내년엔 4강 기본이죠

대구고는 최근 모교 출신인 손경호 감독(뒷줄 맨 오른쪽)을 새 사령탑에 선임하며 야구 명문고로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고는 최근 모교 출신인 손경호 감독(뒷줄 맨 오른쪽)을 새 사령탑에 선임하며 야구 명문고로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고는 올해 기대 이하의 성적에 머물렀다. 전국 규모 대회에서 모두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4월 봉황대기에서는 화순고에 3대4로, 7월 대통령배에서는 마산용마고에 0대1로 아깝게 졌다. 8월 대한야구협회장기에서도 대구상원고에 2대3으로 진 대구고는 청룡기에는 대구경북 5개 고교 팀 가운데 유일하게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구고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신흥 야구 명문고로 위세를 떨쳤다. 2008년에는 봉황대기와 청룡기를 석권했고, 2010년에는 두 번째로 봉황기를 안았다. 대구고는 앞서 2003년 대통령배 정상에 오르면서 전국 메이저대회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그래서 지난달 모교 사령탑으로 부임한 손경호(49) 감독은 '우승 청부사'로 통한다. 1999년부터 최근까지 대구 경상중을 16년간 이끌면서 올해 2관왕 등 11차례나 정상에 올려놓은 덕분이다. 경상중'대구고'계명대를 졸업한 그는 1980년대 후반 빙그레 이글스에 몸담았던 프로 선수 출신이다. 손 감독은 "선수단이 야구에만 매진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은 어느 팀 감독이나 같다고 생각한다"며 "때로는 선배로서, 때로는 스승으로서 함께 호흡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교 감독은 처음이지만, 그는 주저 없이 내년 목표로 4강을 꼽았다. 한 달여 동안 꼼꼼히 팀을 분석한 결과다. 9월에 준공한 교내 야구장도 자신감의 배경이다. 펜스까지 거리가 좌'우 98m, 센터 110m인 최신식 야구장은 실내 타격연습장과 비디오분석실도 갖추고 있다. 손 감독은 "좋은 구장이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다가오는 동계훈련 중에 타지역 팀들과 20차례 정도 연습경기를 치를 것 같다"며 "내년 봄까지 충실히 훈련한다면 4강이 어렵지 않다"고 자신했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 보니 대구고에는 '스타'로 떠오른 선수가 많지 않다. 그러나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게 손 감독의 판단이다. 마운드에서는 140km 이상의 직구에다 제구력'변화구 구사능력까지 겸비한 우완 정통파 이종혁(2학년)이 돋보인다. 키 187cm의 좋은 신체조건을 가진 그는 올해 5경기 15.2이닝 평균자책점이 2.25(1승2패)로 준수했다.

야수 중에서는 유격수 김호영(2학년)이 주목받는다. 우투좌타인 그는 공을 맞히는 감각이 뛰어나 테이블세터로 제격이다. 올해 성적은 타율 0.368와 출루율 0.429를 기록했다. 손 감독은 "비디오 분석 등을 통해 쉽게 물러서지 않는 타선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며 "올해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은 신창희(포수'두산), 최주엽(투수'삼성) 같은 유망주들을 길러내겠다"고 다짐했다.

대구고는 야구부에 대한 동문의 열성적인 후원으로도 유명하다. 지역 다른 고교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선수 장학금'용품 지원이 끊이지 않는다. 올해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을 맡은 박석민 역시 대구고 후배들을 위한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모교 감독 취임은 영광이자 독배"라는 손 감독은 "동문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야구에 대한 마지막 열정을 쏟겠다"며 선수들과 함께 다시 운동장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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