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암울한 시대 청춘들 막장? 사랑! 이야기

18~29일 한울림 소극장 '연의 물결'

연극
연극 '연의 물결' 출연진. 작은 사진은 극작가 김영보. 극단 한울림 제공

한국 연극사 초기의 희곡 작품이 약 100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으로 제작된다. 18일(수)부터 29일(일)까지 한울림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극단 한울림의 '연의 물결'이다.

극작가 김영보가 쓴 '연의 물결'은 1922년에 발표된 한국 최초의 희곡집 '황야에서'에 수록된 5개 작품 중 하나다. 일제강점기를 사는 조선 청춘들의 사랑을 그린다. 약 100년 전 얘기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청춘들은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꽤 고군분투한다.

배경은 1921년 경성 근처 어느 작은 도시다. 이곳에 사는 실업가 김진수와 백작 정도한, 두 가문의 식솔들은 복잡한 사랑 사건 속에 빠진다. 진수의 장남 희영은 사랑하는 정순과 결혼하기 위해 만주광산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못마땅하다. 어느 날 진수는 숨을 거두고, 동경 여행에서 돌아온 차남 순경은 아버지의 부고를 듣지 못한 채 잔뜩 들떠서 열차에서 만나 첫눈에 반한 애인과의 결혼을 선언해버린다. 또 정 백작의 집에서도 심상치 않은 조짐이 정체를 드러낸다. 이렇게 갈등을 동반한 사랑의 물결이 지나간 자리마다 숨은 비밀이 드러나고 다시 새로운 사건이 시작된다. 그러다 충격적인 살인 사건이 극을 급격하게 결말로 이끈다. 얼핏 생각하기에 요즘 TV의 아침 드라마처럼 '막장' 스럽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약 100년 전에도 그런 소재 및 이야기가 있었다는 점이다.

극단 한울림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묻혀 있던 연극적 유산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연극사적 의미가 있다"며 "암울한 시대를 사랑으로 견뎌내는 다양한 인물 군상을 통해 관객들에게 시대에 대한 성찰과 연극적 즐거움을 함께 제공한다"고 밝혔다.

김영보의 희곡을 김지영이 연출로 재해석했다. 예술감독은 정철원 한울림 대표가 맡았다. 이원희, 박정선, 오병호, 남다름, 이세기, 박주희, 박동환, 김윤경, 임윤경이 출연한다.

전석 3만원. 평일 오후 8시, 토'일요일 오후 7시. 월요일은 공연을 쉰다. 053)246-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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