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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있다와 없다. 기다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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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홀스키는 세계주의자의 수장답게 반민족주의적인 조롱에도 달인이었다. 그의 풍자는 민주적이어서 온 세상의 '민족주의'들을 일거에 겨냥했다.

'유럽이라는 대륙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는데, 하긴 그럴 만도 하다.

유럽에서도 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독일인이라는 사실, 프랑스인이라는 사실, 영국인이라는 사실, 그리고 독일인이 아니라는 사실, 프랑스인이 아니라는 사실, 영국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투홀스키: 독일 카바레트 극작가, 1890~1935)

-카바레, 224쪽/ 리사 아피냐네시 지음/ 강수정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인간은 항상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동물이다. 다른 동물들이 생존을 위해 힘을 과시할 때, 인간은 자신의 생존과 상관없는 것을 위해 괜히 자랑하고 무엇인가를 대단한 것처럼 꾸미는 동물이다. 어쩌면 '동물'은 좋은 표현이고 사실 대다수는 '짐승'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인간이라는 짐승이 동물인 척을 넘어 인간인 척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예술이다.

인간은 예술을 통해 동물에서 인간으로 가는가 하면, 인간으로 가는 척을 한다. 철학자 프로타고라스는 어느 책에 '만물의 척도는 인간이다. 있는 것에 대해서는 있다고 말하는 것, 없는 것에 대해서는 없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렇지만 그 척도가 어떤 인간인지를 정확하게 규정하지는 않았다.

특히 '있다와 없다'를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예술이다. 예술은 눈에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설명이 가능한 것 같기도 하고, 분석이 가능한 것 같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비스무리하게 정의한 내용들 외에 명확하게 정의된 내용은 없다.

공연을 하다 보면 어떤 때에는 관중들이 호응을 보내다가도, 또 어떤 때에는 호응은커녕 거의 시체놀이를 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 재미있고, 감동이 넘치면서, 예술적으로도 차원이 높은 공연 또는 전시회를 경험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방금 나열한 것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든 것이 바로 예술이다.

자, 다시 앞으로 가보자. 우리는 예술에 대해 무지막지하게 많은 말을 하고 있지만, 정작 예술이라는 것에 대해 잘 모른다. 마치 영국인이 자신이 영국인인 것을 자랑스러워하면서 독일인은 싫어하는데, 그 이유가 뭔지 제대로 모르면서 독일인이 아닌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처럼 예술에 대한 관심은 많은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상황이 현재 대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예술에 대해 아는 척을 하는가? 아니면 예술을 진정으로 찾고 싶어 하는가? 이 질문들이 바로 문화예술 도시를 표방하는 대구가 가져야 할 화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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