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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본받아야 할 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쓴소리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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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숙환으로 별세한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원로 정치인으로 한국 현대 정치사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5'16 군사정변이 일어난 직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발탁돼 정계에 입문, 1963년 제6대 총선에서 31세의 나이로 당시 최연소 국회의원이 된 이후 16대 의원까지 모두 8선을 기록했다.

개발연대부터 민주화 시대까지를 아우르는 화려한 정치 역정이었지만 시대의 격변만큼 굴곡도 많았다. 현실과 타협하길 거부한 '강골 기질' 때문이다. 이를 잘 보여준 '사건'이 7대 의원 시절인 지난 1969년 이후락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에 대한 해임 요구이다. 당시 이 전 의장은 3선 개헌 반대투쟁에 나서면서 공화당 의원총회에서 이들의 해임을 요구했다가 8년간의 정치활동 공백기를 맞았다.

고분고분하지 않았던 것은 얼마 전 별세한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전 의장은 1993년 4월 당시 박준규 국회의장이 재산 공개 파동으로 낙마하자 그 뒤를 이어 국회의장이 되었는데 그해 12월 통합선거법 등의 날치기 사회를 거부해 김영삼 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가 됐다. 2004년 16대 국회의원을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새천년민주당 상임고문 등을 맡아 정계 원로로서 후배 정치인들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물론 비판적 평가가 없는 것은 아니다. 5공 당시 국민당 총재와 1997년 대선 이후 국민신당 총재 시절을 제외하고는 줄곧 여당에만 몸담은 것을 두고 나오는 평가다. 하지만, 주어진 한계 내에서 여당 내의 '야당'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전 의장의 '여당 편력'은 부정적으로만 평가할 것은 아니다.

이런 행보는 현재 우리 정치판이 본받아야 할 덕목이다. 현재 정치판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계파 갈등으로 밤낮을 지새운다. 자신이 속한 계파의 결정이나 지향이라면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묻어가는 '무소신'이 어느새 체질화됐다. 이런 정치 세태는 상대가 누구든 가리지 않고 쓴소리를 했던 이 전 의장의 결기를 그리워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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