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바리의 몸을 살리는 친환경 밥상] 입맛 살려주는 상큼한 달래- 달래 된장찌개, 달래 꼬

전통시장을 다니다 보니 달래가 눈에 들어온다. "어? 달래가 벌써 나왔네?" 하면서 나도 모르게 반가워서 채소 가게에 쪼그리고 앉아 코를 갖다 댄다. 조금은 격하게 향을 흡입하는 것을 보고 아주머니께서 빙그레 웃으신다. 진한 달래 향과 함께 제주도에서 살던 유년의 추억이 가슴 안으로 포근히 들어온다. 가난한 농부의 6남매 중 셋째 딸이었던 나는 언니, 동네 친구들과 방과 후면 가방을 초가집 마루에 던져두고 대나무 구덕에 비창 하나씩 던져 넣고 허리춤에 들러 차고 들'밭으로 가서 달래를 캐어다 팔아 용돈을 삼았었다. 그래서 달래를 보면 봄을 대표하는 식품이기 이전에 추운 겨울 손을 "호호" 불어가며 유채밭과 보리밭을 헤집고 다니면서 캐다 팔던 겨울 식품으로 강하게 남아 있다.

달래는 톡 쏘는 매운맛이 미각을 자극한다. 된장찌개나 국에 넣을 때는 마지막 단계에 넣어 향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다. 어릴 때는 단지로 한가득 장아찌를 담가 두었다가 여름에 꺼내 먹었던 기억이 난다. 도토리묵이나 오징어양념초무침은 안주로도 좋다. 달래 겉절이는 고기와 잘 어울리며 전이나 계란말이에 넣으면 상큼해 입맛 살리는 데에도 좋아 남녀노소 즐길 수 있다.

◆기본 손질법

달래는 줄기가 가늘고 길쭉길쭉해 사이사이에 잡풀이 섞일 수 있다. 날로 먹는 수가 많으므로 깨끗이 다듬어 씻는 것이 중요하다. 알뿌리 겉쪽의 얇은 껍질을 벗기고 수염뿌리를 흐르는 물에 흔들어 흙을 말끔히 씻어 낸다. 조리 시에는 수염뿌리가 길면 지저분해 보이므로 3~4㎝ 길이로 자르면 적당하다. 알뿌리가 굵은 것은 칼등으로 두드려 사용한다.

◆달래의 효능과 영양

한방에서 달래의 비늘줄기는 '소산'이라고 하며 약재로 쓰는데 여름철 토사곽란과 복통을 치료하고 종기와 벌레에 물렸을 때 쓰며 협심통에 식초를 넣고 끓여서 복용한다. 민간에서는 정력 강화, 소화제, 거담제, 벌레 물림, 복통 등에 사용한다. 무기질과 비타민이 골고루 들어 있어 빈혈을 없애주고 춘곤증 예방, 간장 작용을 도와주며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달래에 많이 들어 있는 비타민C는 열에 쉽게 파괴되므로 가능한 한 날것으로 먹는 것이 좋다. 날것인 채로 새콤하게 무치거나 겉절이를 하면 맛도 좋고 영양도 보충할 수 있다.

◆저장법

사용하고 남은 달래는 물을 뿌려서 신문지에 싼 다음 냉장고에 보관한다. 줄기가 가늘어 시들기 쉬우므로 되도록 빨리 조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줄기나 뿌리 부분은 깨끗하게 다듬어 4㎝로 잘라 냉동실에 보관하였다가 찌개나 국에 넣어도 괜찮다.

♣ 달래 된장찌개

▷재료: 된장 2T, 청국장 1T, 멸치 다시마 국물 3, 4컵, 애호박 150g, 양파 1/2개, 두부 150g, 냉이 2줌, 달래 1줌, 청'홍고추 1개씩

1. 뚝배기에 다시마 1조각(사방 5㎝), 국물용 멸치 7개를 넣고 끓여 국물을 만든다.

2. 냉이는 뿌리 중심으로 잘 씻고 달래는 다듬어 뿌리 중심으로 씻어 적당히 자른다.

3. 양파는 한 잎 크기로 썰고 호박은 반달로 썬다. 두부는 깍둑썰기하고 고추는 어슷썰기를 한다.

4. 국물이 끓으면 된장 2T, 청국장 1T 넣고 끓이다가 호박, 양파, 두부를 넣고 끓인다.

5. 부재료가 적당히 익으면 냉이, 달래, 청'홍고추를 넣고 딱 10초만 더 끓인다.

♣ 달래 꼬막 무침

▷주재료: 달래 100g, 꼬막 100g

▷양념장: 수제 맛 간장 3T, 고춧가루 1T, 깨소금 1T, 레몬즙 1T, 매실액 1T, 꼬막 삶은 물 1T

▷선택 재료: 참기름 1/2T

1. 달래는 뿌리 부분을 중심으로 깨끗이 다듬어서 여러 차례 씻는다.

2. 꼬막은 바락바락 힘주어 씻은 다음 연한 소금물에 해감하고 다시 씻어, 레몬 1조각 넣어 삶아 건져서 살만 분리한다.

3. 레몬즙을 내고 수제 맛간장에 다른 재료를 섞어 달래 양념장을 만든다.

4. 볼에 모든 재료를 넣어 고루 살살 버무린다.

♣ 달래 봄동 겉절이

▷재료: 봄동 1포기, 달래 1줌, 양파 1/2개 ▷양념: 달래 3뿌리, 어간장 1T(또는 수제 맛간장), 고춧가루 2T, 깨소금 1T, 참기름 1T, 감식초 1/2T

1. 봄동은 낱장으로 뜯어 씻은 후 잎 쪽은 그대로 두고 줄기 부분은 물 3컵에 소금 1큰술 녹여서 20분간 절였다가 건져 찢어서 준비한다.

2. 달래는 뿌리 중심으로 잘 씻어 먹기 좋게 썰고, 양파는 양끝을 잘라내어 가지런하게 채를 썬다.

3. 어간장에 양념재료를 넣어 고루 섞어 겉절이용 양념장을 만든다.

4. 봄동과 양파, 달래를 볼에 담아 양념장을 넣어가며 살살 버무린다.

정영옥(푸드 블로그 '비바리의 숨비소리' 운영자)

blog.naver.com/007c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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