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여에 걸친 미국 대선 레이스의 첫 관문으로 꼽히는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가 30일(현지시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민주·공화 양당 주자의 선발을 위한 50개 주별 첫 경선이자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아이오와 결전'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온 것.
양당은 2월1일 미 중서부 아이오와 주에서 시작되는 코커스를 시작으로 8일 뒤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지로 이어지는 초기 경합주들의 대결, 즉 '대선 풍향계'로 꼽히는 중요한 경합지역의 승부를 거치며 오는 7월 자당의 대선 후보를 선택하고 11월 차기 대통령을 결정짓는다.
이날 현재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공화당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오차범위 안팎에서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최종적으로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더라도 첫 여성(힐러리), 첫 무소속 사회주의자(샌더스), 첫 '비(非) 정치 기업인'(트럼프), 첫 쿠바계(크루즈) 등의 기록을 세우게 되는 유례없는 선거전의 시작이다.
인구 310만 명에 불과한 아이오와 주에서는 당일 오후 7시(미국 중부시간, 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까지 1천680여 개의 기초선거구(precinct)마다 지정된 장소로 유권자들이 모여 당 후보를 선택한다.
일반 유권자들이 아닌, 당원들만 모여 벌이는 이벤트인 터라 어떤 후보가 자기를 지지하는 '열성 당원'들을 투표장으로 많이 이끄느냐, 즉 '투표율'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8년 전에는 연임을 하며 집권 8년 차를 맞은 현직 대통령인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16%의 높은 투표율 속에 '대세론'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누르는 이변을 연출하며 대권의 발판을 마련했다.
D-2인 이날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민주, 공화당 모두 아이오와 주 승부는 예측불허의 초접전이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이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폴에 의뢰해 지난 28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공화당은 트럼프가 32%의 지지를 얻어 25%에 그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을 7% 포인트 앞섰다.
±4.6% 오차범위 밖의 우위다. 반면, 민주당의 아이오와 대결은 그야말로 백중세여서 클린턴 전 장관이 48%, 샌더스 의원이 45%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후보도 섣불리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그야말로 '시계제로'의 대혼전인 셈이다.
'아웃사이더'인 샌더스 의원과 트럼프가 아이오와 주 승리를 거머쥘 경우 경선전은 '마라톤', 즉 장기전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첫 경선 현장인 '아이오와 민심'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주도 디모인에서 유사 콜택시 서비스인 '우버' 기사를 하는 브렌트 크레이저(31)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국무장관을 지내 경험이 많은 힐러리를 지지한다"며 "지난번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찍었는데 이번에는 힐러리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힐러리가 이메일 스캔들 등으로 정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많다'는 지적에 "그것은 작은 일이며 정치인 대다수가 정직하지 못한데 (여론과 공화당의 힐러리에 대한 비판이) 너무 심한 것 같다"며 "누가 이길지는 알 수 없지만 많은 이가 힐러리를 존경한다"고 주장했다
디모인행(行) 델타 항공 여객기에서 만난 50대 여승무원 낸시는 자신이 공화당 지지자라면서 트럼프에 대한 평가에는 "그는 기성 정치가 아닌 뭔가 새로운 것을 말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민주당 주자인 샌더스 의원에 대해서도 트럼프와 비슷한 평가를 하면서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나,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낮추며 "그런 사람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정직하지 않다는 평가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그녀는 동의했다.
각 주자들은 이날부터 투표 당일까지 사흘간 '아이오와 전역을 누비는 그야말로 '저인망식' 유세에 돌입한다.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 샌더스 의원, 크루즈 의원 등 주요 주자들은 아이오와 주 전역을 동심원을 그리듯 좁히며 디모인을 향하면서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하는 유세 계획을 마련하는 등 '표심'을 얻기 위한 최종 발걸음을 뗏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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