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은 상대방에게 공경을 나타내 보이는 기초적 행동예절이다. 그 대상에 따라 절의 종류와 방법도 달라진다. 남녀에 따라 계수배(稽首拜), 숙배(肅拜)라고도 부르는 큰절은 두 손을 포개고 인사하는 자세인 공수(拱手)부터 갖춰야 한다. 이때 남자는 왼손을 위로, 여자는 오른손을 위로 올린다.
설날의 대표적 세시풍속으로는 세배, 덕담, 설빔, 복조리 걸기, 윷놀이 등이 있다.
우리 민족을 일컫는 미사여구 가운데 하나는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다. 도의를 숭상하고 미풍양속을 계승해왔다는 자부심이 담겨 있다. 하지만 산업화, 정보화 물결 속에 가정교육이 흔들리면서 절하는 법조차 제대로 모르는 청소년이 많은 게 현실이다. 설을 앞두고 대구 향교 전재운(75) 의전국장으로부터 올바른 명절 예절을 배워봤다.
◆큰절할 때 발은 포개야
절은 상대방에게 공경을 나타내 보이는 기초적 행동예절이다. 그 대상에 따라 절의 종류와 방법도 달라진다.
남녀에 따라 계수배(稽首拜), 숙배(肅拜)라고도 부르는 큰절은 두 손을 포개고 인사하는 자세인 공수(拱手)부터 갖춰야 한다. 이때 남자는 왼손을 위로, 여자는 오른손을 위로 올린다. 이어 허리를 굽혀 손으로 바닥에 짚고 왼 무릎, 오른 무릎 순으로 꿇는다. 이어 왼 발등 위에 오른 발등을 포갠 채 앉아 팔꿈치를 바닥에 붙이며 이마를 손등에 닿도록 허리를 굽혀 절한다. 일어설 때는 앉을 때와 반대로 오른 무릎부터 세우면 된다. 전재운 의전국장은 "흔히 하는 실수는 발등을 포개지 않는 것과 바닥에 댄 팔을 벌리는 것"이라며 "특히 어린아이들은 너무 설치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부모들의 지도가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자 세배법은 손을 어깨 높이로 수평이 되게 올리고서 고개를 숙여 이마를 손등에 댄다. 남자와 같이 왼 무릎을 먼저 구부려 앉되 오른발이 아래가 되게 발등을 포갠다. 윗몸을 60도쯤 앞으로 굽혀 절하고 나서는 오른 무릎을 먼저 세워 일어난다.
◆덕담은 과거형으로
어른께 세배하면서 말을 건네는 것도 잘못된 표현이다. "할머니, 건강하세요" "할아버지, 절 받으세요"라고 하면 오히려 예법에 어긋난다. 어른들이 덕담을 하고 나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오래오래 사세요"라고 답하면 된다.
취직'입시'결혼 등에 어려움을 겪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덕담은 스트레스일 수도 있다. 그래서 아예 명절 차례에 참석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2%가 '명절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대답한 가운데 '친척들의 부담스러운 관심' '덕담을 가장해 아픈 곳을 찌르는 잔소리'를 스트레스 원인으로 많이 꼽았다.
그래서일까? 우리 선조는 지혜롭게도 덕담을 확정형으로 했다. 기정사실화한 과거형이야말로 가장 강한 주술력을 발휘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좋은 회사에 취직했다지?"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면서?" 식이다. "~해라" 형태가 대부분인 요즘 세태와는 사뭇 다르다.
전재운 의전국장은 "조상의 덕담에는 언어의 신비한 힘이 그대로 실현된다는 언령(言靈) 사상이 깔려 있다"며 "좋은 덕담이란 상대방이 하고자 하는 일들이 잘되기를 비는 마음의 진정성"이라고 조언했다.
◆잊혀 가는 세시풍속
한 해의 첫날을 의미하는 '설'의 어원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다. '낯설다'라는 말의 어근인 '설', 개시(開始)라는 뜻의 단어인 '선다', 나이를 먹어 서럽다라는 의미의 '섧다'에서 유래됐다는 주장 등이 있다.
그러면 새해 첫날 아침 첫 세배는 누구에게 해야 할까? 전재운 의전국장은 "아침에 일어나서 부부가 먼저 맞절을 하고 나서 어른께 세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때 남자는 동쪽, 여자는 서쪽에 선다. 이후 부모님께 세배하는데, 부모님이 계시는 방 안에서가 아니라 열린 방문 밖에서 하는 게 옳다. 설날의 대표적 세시풍속으로는 세배, 덕담, 설빔, 복조리 걸기, 윷놀이 등이 있다. 이 밖에 정월대보름 전날 연줄을 끊어 연을 날려버려 액을 쫓는 '액막이 연', 설을 지내고 사흘째 되는 날에 지내던 동제(洞祭), 새해 새벽에 저잣거리로 나가 처음 듣는 소리로 그해의 신수를 점쳤던 청참(聽讖)이라는 풍습도 이제는 보기 어려운 풍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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