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黨-TK 잇는 유일한 가교 끊는 짓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비례대표'대구 북을 지역위원장)의 4·13 총선 공천 탈락 쇼크가 대구경북 정가를 뒤흔들고 있다. 홍 의원이 당 공천위의 결정에 반발, 탈당과 무소속 출마라는 카드를 빼든 데 이어 같은 당 소속 김부겸 대구 수성갑 예비후보 역시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며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지역 야권 지형에 격랑이 일고 있다.
홍 의원은 25일 북구 태전동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같은 날 김 예비후보도 '홍 의원의 공천 탈락을 재고해 달라'며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 당 지도부 압박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초의원들이 참가하고 있는 대구민주자치연구회 '파랑새' 회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홍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 조치 철회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의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정면 반박했다. 김 후보는 "홍 의원은 올해 예산 심의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당 지도부를 설득해 대구경북 예산을 확보하는 등 당과 대구경북을 잇는 유일한 가교이자 창구였다. 그런데 당 공천위가 그 창구를 닫고 가교를 끊는 짓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대구경북에서 고생하는 우리 편을 도와주기는커녕 뒤에서 힘을 빼고 있다. 당 공천위는 홍 의원에게 사과하고 공천 배제 조치를 당장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 지도부가 직접 홍 의원의 복당을 요청해야 한다. 이 요청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저 또한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음을 눈물로 호소 드린다"며 탈당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처럼 김 후보가 홍 의원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사격에 나선 것은 대구경북에서 야권 득표율을 높이기 위해선 홍 의원의 힘이 절실히 필요해서라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홍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의원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당이 달라도 충분히 협조할 수 있다"고 했다. 초선 비례대표인 홍 의원은 대구 지역 출마를 위해 지난 4년간 꾸준히 지역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예산 배정 등에서는 대구경북 유일 야당의원으로서 존재감을 발휘해 왔다.
지난해 대구 물포럼 관련 예산을 배정할 때 250억원 삭감을 주장하는 같은 당 의원들에 맞서 50억원 삭감에 그치도록 한 일화는 대구경북에 널리 알려져 있다. 홍 의원은 권영진 시장과도 적극 협력했다. 그 결과 대구시 예산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 지역구도 타파'지역문제 해결 등으로 대구지역의 야당 교두보 구축을 위해 대구'서울을 밤낮으로 오가며 활동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②"대구 포기했나? 시민 질책에 뭐라 할지"
대구 수성갑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홍의락 구하기'에 나섰다. 애써 만들어 놓은 '대구에도 야당 의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홍 의원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배제로 산산조각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은 25일 오후 예정된 선거운동 일정을 뒤로하고 국회를 방문해 "홍 의원에 대한 당의 공천배제 발표를 철회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김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대구를 진작에 포기하는 거냐? 그렇게 부르짖던 지역주의 해소라는 구호는 홍의락이나 김부겸 혼자 하는 소리이고 당에서는 실제 아무 관심도 없는 것이 아니더냐'는 대구 시민들의 질책에 저는 뭐라고 대답해야 하느냐"며 당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기자회견 후 지역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전'현직 '민주당' 국회의원 두 사람이 '기호 2번'을 걸고 지역의 일당독식체제 종식을 요구해 왔고 시민들의 호응도 뜨거웠는데 중앙당이 찬물을 끼얹었다"며 "선거전략 차원을 넘어 지역구도 타파라는 대의를 함께 구현해 온 정치적 동지에 대한 의리 차원에서라도 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홍 의원 곁에 서 있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치권에선 홍 의원의 '낙마'가 가까스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김 전 의원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겨우 '민주당'에 곁을 내주기 시작한 대구 시민들이 홍 의원에 대한 공천배제로 다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나아가 대구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배려가 전무한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들 당내에서 입지를 키울 수 있겠느냐는 회의감이 확산될 경우 김 전 의원의 득표력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지역 주민들이 그동안 김 전 의원을 성원한 배경에는 지역의 일당 독식 구도를 깨 '수구세력'이라는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명분과 함께 대구가 야당의 대선주자급 국회의원을 보유할 수 있다는 실리적 측면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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