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많이 뽑는다던 지역 인재 대구혁신도시 겨우 24%

비수도권大 채용 목표 35%, 안 지켜도 불이익 없어 문제…10명 중 4.2명 '비정규직'

대구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의 지역 인재 채용 현황 확인 결과, 기관마다 편차가 큰 가운데 전체적으로 고용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혁신도시 이전 공기업 및 공공기관 12곳 중 9곳이 지난해 449명을 신규 채용했는데, 이 중 대구경북 인재는 109명으로 24%에 불과했다. 이는 지방대학 육성법에서 할당한 비수도권 대학 출신 채용 목표 35%에 11%포인트 못 미치는 수치다.

지역 대학 출신을 가장 많이 채용한 곳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으로 신입 채용 직원 54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31명이 지역 대학 출신이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신입 직원 66명 가운데 지역 인재가 7명(11%)에 그쳐 이전 공공기관 중 가장 낮았다.

한국감정원은 신입 직원 91명 가운데 22명(24%)을 지역 인재로 뽑았고, 한국사학진흥재단은 신입 직원 25명 중 8명(32%)이 지역 대학 출신이었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신용보증기금, 중앙119구조본부 등은 지역 인재 채용 비율이 17~20%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공공기관마다 지역 인재 채용 비율이 제각각인 이유는 명확한 채용 지침이 없기 때문이다. 비수도권 대학 출신 채용 목표는 35%지만 300인 이상 사업장에만 해당되고, 지역 인재를 채용하지 않아도 별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국토교통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관계자는 "'지역 인재 채용은 수도권을 역차별하는 것'이라는 민원이 많고, 고용은 고용노동부, 지도감독은 기획재정부 소관이어서 정부 차원의 채용 지침 마련도 쉽지 않다"고 했다.

더구나 채용된 지역 인재 중 계약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고용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9개 공공기관 채용 인원 109명 중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은 63명으로 57.7%에 그쳐 10명 중 4.2명이 계약직인 셈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채용한 지역 인재 31명 가운데 87%에 이르는 27명이 1년 계약직이다. 중앙119구조본부가 채용한 지역 인재 2명도 모두 비정규직이고, 한국산업단지공단도 7명 중 4명이 단기계약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사학진흥재단과 한국감정원도 지역 인재 중 30% 가량이 계약직이었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14명)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4명)은 지역 인재를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공공기관 인사 담당자들은 "채용목표제를 도입하거나 지역 인재 가산점을 부여할 경우 역차별을 지적하는 민원이 많아 채용 확대가 쉽지 않다"면서 "계약직 근로자들은 계약 종료 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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