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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잡설(Job說)] 대구콘서트하우스서 열린 '마태수난곡'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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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보다 어려운 종교음악…3시간 공연에도 객석 꽉 메워

지난주 화요일 바흐의 마태수난곡 연주를 감상하기 위해 대구콘서트하우스를 찾은 관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 공연 안내책자를 읽고 있다.
지난주 화요일 바흐의 마태수난곡 연주를 감상하기 위해 대구콘서트하우스를 찾은 관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 공연 안내책자를 읽고 있다.

장장 3시간에 이르는 '마태수난곡' 공연이 15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렸다. 바흐가 작곡한 '마태수난곡'은 공연시간도 길지만 종교음악인 만큼 다른 클래식에 비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좀처럼 접하기 힘든 804년 전통(1212년 창단)의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합창단과 멘델스존이 조련한 세계 최고(最古)의 관현악단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객석을 얼마나 채울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입장료는 R석 10만원, S석 7만원, A석 5만원, H석 3만원으로 싼 편이 아니었는데, 공연장은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꽉 찼다. 전반부 공연이 끝난 뒤 휴식 시간에 많은 사람이 자리를 뜰 줄 알았지만 후반부에도 객석은 여전히 만원이었다. 바흐 종교음악의 집대성이자 최고봉으로 불리는 걸작인 만큼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이날 공연을 감상한 김강규 경산시립합창단 지휘자는 "대구에서 이처럼 무게 있는 공연이 열린다는 사실에 시민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 8년 전 서울 세종문화회관까지 찾아가서 봤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기차 시간 때문에 끝까지 듣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지방 사는 사람의 서러움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대구에서 관람하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관객 강효진 씨는 "전반부 공연이 끝나고 지겨워서 다 갈 줄 알았는데 자리를 뜨는 사람은 드물었다. 음악 전공자가 아닌 다음에야 힘들 것인데 다들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놀랐다"며 "대구 음악 관객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내과 의사 김성종 씨는 "4년 전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마태수난곡을 처음 접했다. 수수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연주에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대구에서 다시 마태수난곡을 듣는 호사를 누렸다. 4년 전과 달리 합창단을 이끄는 칸토르가 바뀌었는데도, 합창단의 목소리는 변함이 없었다. 8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성 토마스 합창단의 힘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소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세계 최고의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풍성하면서도 단단한 사운드는 마태수난곡을 돋보이게 하는 보석 같은 연주였다. 비록 현대 악기로 연주했지만, 바흐시대의 느낌을 전하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청중을 물처럼 부드럽게 바흐시대로 인도하고 있었다.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 합창단의 조합은 최고의 조합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공연을 관람한 많은 관객이 "정말로 행복했다"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어렵고 지겨운 음악에 행복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대구시민들의 음악 수준이 높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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