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대구 북구의 한 대형마트 생활용품 진열대 앞. 표백제와 섬유유연제 등 상품이 늘어선 사이로 한 중년 부부가 나타났다. 이들은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생산한 섬유유연제를 한참 바라보더니 곧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모(60'북구 구암동) 씨는 "지금까지 옥시 제품인지도 모르고 쓴 게 많았는데 앞으로는 구매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소비자를 속이며 제품을 만든 기업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대구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가습기살균피해자가족과 환경시민단체가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선 데 이어 이날 오후 125개에 달하는 불매 대상 옥시 제품 목록을 공개하면서 대구의 약국들과 시민단체 등도 이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나쁜 성분이 있는지 알면서 제품을 판 기업이므로 앞으로 더 몰매를 맞아야 한다"면서 "단골손님이 옥시 제품을 찾으면 대체품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몇몇 판매점에서는 이미 옥시제품이 모두 수거된 상태였다.
대구 시민단체들도 동참 의사를 보였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옥시 제품이 워낙 많아 시민들이 광범위하게 사용했다"면서 "독성 물질이 든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기업의 다른 제품에 의구심을 품는 건 당연하다.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불매운동에 대해 다른 단체들과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사이에서도 옥시 제품 기피 현상이 커지고 있다. 한 대형마트 직원은 "며칠 새 옥시에서 생산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앞으로의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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